정지훈X이동건 '스케치', '예쁜 누나' 신드롬 잇나(종합)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배우 정지훈과 이동건이 16년 만에 드라마로 재회했다. 거친 액션 신들의 향연으로 출연을 고사하려 했던 정지훈은 대본이 가진 강렬함에 매료돼 2년 만의 복귀작으로 '스케치'를 선택했다. 부드러운 이미지로 사랑받아 온 이동건은 이번 작품을 통해 서늘한 킬러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스케치'가 인기리에 방영된 전작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도 시선이 쏠린다.

24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웨딩홀에서 JTBC 새 금토드라마 '스케치'(극본 강현성, 연출 임태우, 제작 네오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임태우 감독과 배우 정지훈, 이동건, 이선빈, 정진영이 참석했다.

'스케치'는 정해진 미래를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수사 액션 드라마다. 연인을 잃은 강력계 에이스 형사와 72시간 안에 벌어질 미래를 그림으로 스케치할 수 있는 형사가 함께 공조 수사를 펼치며 살인 사건을 쫓는다.

2년 만에 연기 활동에 복귀하는 정지훈은 중부 경찰서 강력계의 에이스 형사 강동수 역을 맡았다. 그는 "장르물이면서 기막힌 심리전이 포함돼있다"고 '스케치'의 매력을 설명한 뒤 "연기를 당연히 잘해야 하지만, 몸으로 고생하는 신들이 꽤 많다. 그래서 이 대본이 너무 좋음에도 불구하고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사실 이 드라마 제작 형편 상 멜로만 해도 늘 밤을 새지 않나. 그런데 이건 한 편 한 편이 긴 장황한 영화 같았다"며 "그래서 '이건 무서운데?' 생각했고 '하지 말아야겠다' 결심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스케치'의 흥미로운 대본은 정지훈의 뇌리에서 쉽게 떠나지 않았다. 정지훈은 "출연 않기로 결심했는데 계속 대본이 생각나는 거다. 이걸 안하면 후회하겠더라"며 "출연하기로 결정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첫 액션을 찍으며 역시 '그냥 하지 말걸. 괜히 했다'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정지후는 "배 위에서 싸우는 신이 있는데 사실 두세 테이크에서 끝이 났다. 새로운 액션 보여주려 몇 달 전부터 무술감독과 회의하고 잘 끝냈는데 타격이 컸는지 앓아누웠다"며 "그만큼 액션을 열심히 찍었다 농담삼아 후회스러웠다고 말했지만 하루 하루 열심히 찍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동건은 특수전사령부 소속 중사 김도진으로 파격 변신을 시도한다. 타고난 육체적 능력에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뼛속까지 특전사. 그러나 임신중이었던 사랑하는 아내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고, 복수를 계획한다. 그 과정에서 강동수 형사와 대립각을 세운다.

부드럽고 섬세한 배역으로 주로 시청자를 만났던 그는 킬러 역으로 변신을 꾀하게 된 각오를 알렸다. 이동건은 "작품을 택하고 내가 맡을 역할을 고민할 때 내 장단점이 뭔지 이 역에 내 장단점이 드러날지 해가 되지 않을지 생각한다"며 "이 역에 매력을 느끼고 꼭 해내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현실에서 사람을 죽이는 눈빛이 정해져있다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가 가진 단점이, 기존에 이런 역할, 신에서 보셨던 것과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새롭고 강한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나 생각했다. 내게도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16년 전 KBS 2TV 드라마 '상두야 학교가자'에서 첫 연기 호흡을 나눴던 정지훈과 이동건은 오랜만에 한 작품에서 재회했다. 그새 두 사람은 결혼해 아이를 얻고 가장이 됐다. 정지훈은 김태희와, 이동건은 조윤희와 가정을 꾸렸다. 이에 두 사람은 더욱 많은 공통점을 나누며 현장 호흡을 다지고 있다.

정지훈은 "'스케치'는 범죄 스릴러, 어찌보면 여러가지의느낌이 있는 쫓고 쫓기는, 반전이 있는 드라마다. 여러분이 보시기에 재밌을 것 같다"며 "감회가 새롭다. 옆에 계신 이동건과 16년 만에 '상두야 학교가자' 이후 오랜만에 뵀다"고 말했다.

이어 "마치 친정집에 온듯한 느낌이다. 재밌게 촬영 중"이라며 "행복하다. 촬영하는 것이 피곤하긴 하지만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감독님도 재밌게 임하고 있고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옆에 있는 이동건 형과는 막연하게 언제 봐도 기분 좋고 서로 늘 응원하는 사이였다. 첫 드라마를 운 좋게 같이 했었다"며 "어쩌다보니 16년 지난 뒤 한 가정을 이루고 나서 둘 다 첫 드라마 작품을 하게 됐고 아주 기분 좋다. 재밌는 이야기 하며 촬영 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동건은 "대본을 보자마자 '탐난다' '하고싶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촬영 자체가 뿌듯하다. 정지훈 말대로 현장에서 친구같은 큰 존재가 늘 같이 있고 같이 뭔가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에 일하면서 뿌듯함, 행복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알렸다.

그는 정지훈과 현장에서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 묻자 "물론 연기, 촬영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한다. 조금 여유 있을 땐 수다도 많이 떤다"며 "우리가 공통점이 더 많아졌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촬영이 길게 지연돼도 정지훈과 서로 궁금한 것을 묻는다. 남자들끼리 촬영장 수다 많이 떨고 있다"고 알렸다.

정진영은 극중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차가움과 여유를 가진 장태준 역을 맡았다. 그는 예지능력을 가진 미스터리한 인물로 누구보다 냉혹하게 판을 짜는 캐릭터다. 특히 김도진(이동건 분)의 배후에서 조력자로 활약함과 동시에 강동수(정지훈 분)와 대립하며 극의 흥미를 더할 예정이다.

이선빈은 미래를 그리는 형사 유시현 역을 맡았다. 어렸을 적 갑작스럽게, 무의식 중에 그린 스케치가 미래에 일어날 일의 예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의 능력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경찰의 길을 택한 인물이다.

정지훈은 이날 이선빈이 보여준 대담한 모습을 언급하며 그의 재능을 높게 점쳤다. 그는 "이선빈 같은 친구 처음 봤다. 아주 대담하다"며 "현장에서 우리가 선빈 양보다 한참 선배인데 기죽지 않고 대사를 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 굉장히 더 대성할 배우 아닐까 몇번 생각했다"고 알렸다. 이어 "아주 열심히 하고 착하고 귀엽다"며 "요즘 시대에 잘 없는, 다부지게 최선 다하는 친구다. 아주 칭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선빈은 "대선배들과 할때 걱정과 부담이 자신감보다 컸다"며 "그런데 선배들이 너무 배려해주셨다. 신인에게 제일 필요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줬기 때문에 대담하게 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스케치'가 방영될 JTBC 금토블록에서는 지난 주까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방영돼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다. 인기작의 후속 작품으로 편성된 상황은 전작 시청층의 관심을 먼저 얻을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높은 기대치라는 부담을 안기기도 한다.

이에 대해 임태우 감독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보지 못했는데 좋은 작품이라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부담이 조금 있다. 현장에서 '두 드라마의 시청층이 같다'고 우겼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여성분들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장르물을 만들자고 했다"며 "우리가 진짜 이야기를 만들면 장르물임에도 여성 분들이 충분히 재밌게 볼 것 같다. 무모한 도전 같지만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케치'는 '에어시티' '민들레 가족' '짝패' '유나의 거리' 임태우 감독이 연출을 맡고, 드라마 '별순검 시즌3' '신분을 숨겨라',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의 강현성 작가가 집필한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후속으로 오는 25일 밤 11시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