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 7년…문체부-여가부 입장차 '여전'
2018.05.16 오후 5:42
셧다운제 제도 개선 성토 잇따라…이견은 좁히지 못해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시행 7년을 맞은 '게임 셧다운제' 실효성과 대안을 놓고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의 이견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높지만 관계 부처 이견으로 이의 논의나 대안 마련은 쉽지않을 전망이다.

신용현,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은 16일 국회 제3세미나실에서 '게임 셧다운제도 시행 7년, 진단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개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셧다운제의 문제점과 실효성, 대안 등을 논의했다.

게임 셧다운제는 만 16세 이하 청소년들이 0시부터 6시 사이 온라인 게임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한 것. 지난 2011년 11월부터 시행, 올해로 7년째를 맞았다.

셧다운제는 그동안 청소년의 게임 중독 예방 등 당초 취지와 달리 청소년의 행복추구권과 헌법상 기본권, 문화콘텐츠 이용의 자율성 등을 제한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됐다.

더욱이 모바일 게임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PC 온라인 게임 접속만 차단하는 것 역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만 양산하는 규제라는 논란도 심심찮았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셧다운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최현선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게임 시간을 통제하면 게임 대신 유튜브나 다른 것을 이용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뿐"이라며 "90% 이상의 게임이 모바일에 기반해있는 상황에서 셧다운제는 온라인 게임만을 규제하는 실효성 없는 제도로, 산업 자체에 대한 부정적 낙인을 찍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셧다운제 정책은 극단치 사람을 대상으로 만들졌지만 나머지 99%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강제적 규제보다 자율규제수단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종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온라인-모바일 플랫폼 연동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온라인 게임만의 일정시간대 이용을 통제하는 셧다운제도는 점점 더 무의미해지고 있다"며 "규제 방식에 있어서만큼은 자율권을 보장해주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장근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게임 중독은 게임이 문제가 아니라, 역기능적인 가족 관계가 게임을 통해 문제로 발현되는 것"이라며 "셧다운제처럼 강제적으로 게임 접속을 차단하게 되면 자기 충동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자율적 통제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된다"고 자율규제수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준호 전국중고등학생진보동아리총연합회 대표지도교사는 "셧다운제는 중고생 당사자 입장에서는 악법"이라며 "중고생 스스로에게 자책과 자기단속을 하게끔 하는 나쁜 제도로 그 실효성도 나타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실효성에 대한 전문가들 지적이 이어졌지만 정작 관계부처인 문체부와 여가부는 이의 개편 또는 유지를 주장하며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김규직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 산업과 과장은 "문체부는 기존 셧다운제를 당장 폐지하자는 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게임 이용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친권자들이 요청하는 대로 시간 선택제로 변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셧다운제를 부모 시간 선택제로 완화하는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조속히 의결돼야 한다"는 강조했다.

또 "청소년의 여가 활동 1위는 게임, 인터넷 검색이지만 청소년들이 실제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은 관광, 자기계발"이라며 "게임 중독을 이야기하기 전에 학생들이 처한 환경을 먼저 반성하고 청소년들이 스트레스 해소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가부는 셧다운제 유지 입장을 고수했다. 게임중독을 방지하는 최소한의 제도인데다, 아직 국민적인 우려가 있는 만큼 현행 제도가 유지될 필요성이 있다는 뜻이다.

차인순 여가부 입법심의관은 "셧다운제는 청소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닌 최소한의 장치"라며 "하나의 조치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는 없다"고 말했다.

또 여가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동의 권리라는 점도 강조했다. 아동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다 보니 시장의 요구와는 다른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

김성벽 여가부 청소년보호환경과 과장은 "게임법과 청소년 보호법상 청소년들의 지나친 게임 이용을 예방하자는 목적에서 가이드라인으로 도입한 것"이라며 "청소년들의 상황, 문화 효과성, 국민들의 바람 등을 고려해 제도가 유지, 발전, 보완, 때로는 폐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셧다운제를 인지하는 게임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셧다운 제도를 현재보다 강화하거나 유지하자는 의견이 과반수"라며 "제도와 규제는 국민적 여론을 앞서갈 수 없고, 여전히 게임 과몰입, 중독 현상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를 반대하고 없애는 것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게임 산업계도 자율적 노력을 기울이고 같이 협력하면 이 제도만으로 청소년들에 대한 역기능을 예방하고 게임 산업계에 더 강력한 제도가 도입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또 "셧다운제도를 운용함으로써 게임의 가치 및 역할이 확대되고 게임이 청소년들 성장에 도움 되는 산업으로 발돋움하길 바란다"며 "그 차원에서 이 제도를 가급적 효과적이고 실효성 있게 할 수 있도록 업계와 공조하고, 관련 부처와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웹젠 출신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늘 토론회에서 결국 셧다운제 자체에 대한 제도 존치 이유가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며 "동영상 등 문제가 되는 것이 많은데 게임만 규제되고 있어 모두 같은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용현 의원은 "셧다운제가 있음으로 해서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을 찾지 않고 막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토론회를 주최했다"고 말했다.

이동섭 의원은 "좋은 쪽으로 게임이 발전하고, 청소년들도 게임을 통해 스트레스 해소 및 행복을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셧다운제를)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나리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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