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구매제한에 아모레 '울고' LG생건 '웃고'
2018.05.09 오후 4:36
작년 이어 1분기도 LG생건 기록경신…아모레는 절치부심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실적이 엇갈렸다. 내수침체와 사드충격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LG생활건강은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2~3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 줄어든 1조4천316억원, 영업이익은 26% 감소한 2천3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2016년(1조4천851억원)보다 낮고 영업이익은 2015년(2천780억원) 실적을 밑도는 수치다.

반면 LG생활건강은 1분기 매출액(1조6천592억원)과 영업이익(2천837억원)이 각각 6.5%, 9.2% 증가하며 사상 최고 1분기 실적을 찍었다. 화상품사업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성장한 9천477억원, 영업이익은 20.1% 늘어난 2천120억원을 나타내며 전사 성장을 견인했다.



한중 양국 간 화해 무드가 흐르곤 있으나, 아직 중국인 관광객 수가 예년만큼 회복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LG생활건강이 엄청난 호실적을 거둔 셈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3월 중국인 입국자수는 105만명으로 전분기 대비 7.85% 늘었지만 작년 1분기보다는 30.52% 줄었다.


업계에서는 고(高)마진 채널인 면세점 매출액이 희비를 가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LG생활건강은 럭셔리 후·숨·오휘 등 화장품에 힘입어 올 1분기 면세점 매출이 전년 대비 21% 증가한 반면, 설화수·헤라를 위시한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증권가에선 아모레퍼시픽 면세점 매출액이 전년 대비 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는 브랜드 이미지 보호를 위한 면세점 구매제한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라네즈·헤라·아이오페·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제품을 최대 5개까지만 살 수 있도록 했다. LG생활건강도 후·공진향·인양 3종 등과 숨·워터풀 3종 등 세트제품의 구매수량(최대 5개)을 제한했으나 아모레퍼시픽보다는 제한폭이 적은 편이다.

이에 대해 박은경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모레퍼시픽의 구매 한도는 중간 유통상이 아닌 일반 여행객 눈높이에서도 과도하게 낮은 수준"이라며 "LG생활건강은 중국 중간유통상 수요가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3월부터 중국인 입국자수도 전년대비 증가세로 전환한 만큼 향후 면세점 매출 성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양사 럭셔리 화장품의 승부는 해외실적에서도 나타난다.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럭셔리 화장품이 전년 동기 대비 89% 가량 성장하며 중국 매출이 61%나 늘었다. 덕분에 해외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3% 성장하며 전체 화장품의 26%를 차지했다. K뷰티 원조격인 아모레퍼시픽은 해외사업 매출액이 소폭(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 감소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설화수의 경우 주요제품과 대표제품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며 아시아 대표 럭셔리 뷰티 브랜드로서의 리더십을 제고했다"며 "다만 유럽사업이 '롤리타 렘피카' 브랜드 라이선스 종료 영향으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4%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해외시장 진출에 따른 투자비용도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2분기부턴 아모레퍼시픽도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작년 3월 내려진 중국 '한한령'으로 아모레퍼시픽 2분기 영업이익이 60% 가까이 꺾인 점을 감안하면, 기저효과에 따른 실적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신제품 출시와 해외진출 다변화로 영업이익 감익폭이 3분기 -31.9%, 4분기 -29.7%, 올 1분기 –26%로 점점 줄어들고 있는 점도 긍적적인 요소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면세점 구매제한의 경우 유통 건전화 노력 차원에서 필요한 과정이라고 본다"며 "현장에선 4월부터 실적이 좋게 나오고 있다고 해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성장도 가능해보인다. 혁신 상품 개발, 고객 경험 혁신, 디지털 혁신 등 3대 경영 원칙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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