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인사이트]트럼프는 노벨상이 필요하다
2018.05.04 오후 1:44
북한과 완화된 형태로 비핵화 합의 선언 가능성 높아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노벨상이 절실히 필요하다. 국내 정치적 상황 때문이고, 노벨상을 받기 위해서는 북미정상회담이 화려하게 장식될수록 유리하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은 북한 핵협상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노벨상이 필요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노벨상 수상이 역대 어느 수상자보다 절실히 필요하다. 역대 수상자들은 자신들의 업적을 인정받아 자연스럽게 수상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업적이 완성되지도 않았는데 수상 이야기가 먼저 나오는 것이다.


한반도의 남북정상회담 성사가 자신의 공이라고 주장하지만, 어디에도 그러한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증거는 없다. 있다면 단지 정황 증거다. 자신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해서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왔다는 주장도 개연성은 인정되지만 뚜렷한 구체적인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애매한 업적을 내세워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미국에서 회자되는 것은 다분히 트럼프 대통령이 연출한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을 들게 한다.

우선 처음으로 노벨상이 언급된 최근 미시간 주에서의 지지자 집회의 경우, 대부분의 미국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행적을 노벨상으로 연결시킬만큼 정치적인 관심이 높지 않다. 그럼에도 지지 집회에서는 '노벨, 노벨'이 연호됐고, 이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이야기되기 시작했다.

◇탁월한 연출가

인기 TV쇼 연출 경력의 소유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보여줬듯이 군중 심리에 정통하고 이벤트 연출에 탁월하다. 이를 증명이라도하듯이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의원 18명이 한반도 비핵화와 한국전쟁 종전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들어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발송한 미 의회 공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공식 추천했다.

최근 영국의 도박사들은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공동 1위, 2위에 트럼프 대통령이 올라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만 성공시키면 공동 1위로 올라서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도대체 한반도 비핵화는 현재 논의 중이고, 한국전쟁 종전도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이를 위해 노력한 공로만으로 업적을 삼은 것은 섣부른 감이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연출(?)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다.

◇특검 수사로 궁지에 몰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10여년 동안 자신의 심복이며 변호사로 일해 온 마이클 코언 변호사의 사무실, 호텔, 자택 등이 동시에 연방 수사관들의 수색을 받고 많은 서류가 압수당했다. 이 서류중 상당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된 것들로 알려져 앞으로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맺은 헐리우드 포르노 스타 스토미 대니얼에게 입막음의 대가로 13만 달러를 지급한 서류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언 변호사는 대통령 선거를 며칠 앞둔 시점에서 포르노 스타 스토미 대니얼에게 돈을 지불한 것이 지금까지 알져진 사실이었고, 이번에 압수된 문서중애는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 서류가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번 코언 사무실의 압수·수색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인 치명타를 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워싱턴에서는 보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뮬러 특별검사는 매우 느리기는 하지만 점점 트럼프 대통령의 혐의를 좁혀오면서 궁지로 몰고 있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을 해임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측근들의 극구 만류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측근들은 "뮬러 특검의 해임은 자살 행위"라고 조언했고, 닉슨 대통령을 탄핵한 워터게이트의 전철을 밟을 위험이 있다고 말렸다. 특검 해임까지 고려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현재 상당한 궁지에 몰려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벤트 이용 마술처럼 위기탈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지난 해 2월 취임 이후 여러가지 정치적 위기를 이벤트를 통해 탈출하는 노련함을 많이 보여왔다. 자신의 국내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 북미정상회담이 더 없이 좋은 소재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북미정상회담을 소재로 여러가지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국제적인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우선 대부분의 정상회담 일시와 장소는 극비에 부쳐지다 임박해서 발표되는 것이 국제적인 관습이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의 일정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일찌감치 흘리면서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리고 개최 장소도 유럽, 동남아 등 여러 지역을 언급하면서 세계 언론의 관심을 붙잡아 두고 몇 주 동안 스포트라이트를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받고 있다. 정상회담 개최 장소가 회담의 본질에 비추어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언론이 그러한 점을 매우 흥미있어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정상회담 개최 장소는 판문점까지 좁혀지면서 이제는 발표를 해도 좋을 것같은데, 계속 확정을 미루면서 세계의 언론을 조바심나게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벤트는 어쩌면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를 전 세계에 알리고 고착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측면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공적을 화려하게 치장하고, 한반도로서는 평화 분위기를 얻는다는 측면이 있다.

◇네오콘의 우려 '합의 선언을 위한 적당한 타협'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북미정상회담 협상 테이블에 놓일 비핵화 의제이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남북정상회담에서 약속했고, 미국은 초지일관 CVID(완전하고, 검증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주장해 왔다. 이 부분에서 의문이 든다.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지금까지 고조된 평화 분위기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미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북미정상회담에서 전 세계가 기뻐할 만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장담해 왔다. 전 세계가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우려와 함께 지켜보는 것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그것은 미국 네오콘들의 우려에서 찾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은 필수적이고, 따라서 합의 결렬은 생각할 수 없는 결과다. 그래서 어떻게든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CVID를 트럼프 대통령이 적당히 완화한 후 비핵화 합의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네오콘들의 현재 우려다.

즉 완전히(C)를 빼고 VID(검증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로 타결을 선언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본토에 직접 위협이 되는 중장거리 대륙간탄도탄(ICBM)과 적정량만의 핵탄투 폐기에 대한 합의만으로 회담을 마무리짓는 것이다.

아니면 선 폐기 후 보상인 리비아식이 아닌 김정은 위원장이 선호하고 있는 '단계적(phased), 동시적(synchronized)' 비핵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은 의외로 높아질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CVID와 리비아 방식을 고집하는 미국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의 가장 큰 열쇠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수용 가능한 완화된 조건을 내세운다면 양 당사자간의 합의는 예상보다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북미정상회담의 판문점 개최→완화된 형태의 비핵화 합의 선언→트럼프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이라는 시나리오가 관심을 끄는 것이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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