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 경쟁 신한·KB금융…'ING생명 인수' 고민 속 행보
2018.04.11 오후 4:19
신한생명·KB생명, 인수 후 업계 상위권 도약 '발판'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대어' ING생명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KB금융의 인수설이 유력하게 점쳐졌지만 최근 신한금융으로 무게추가 기울면서 금융권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어떤 금융그룹이 ING생명과 합병하더라도 인수전이 마무리되면 규모 면에서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매년 지주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신한생명이나 KB생명도 환골탈태할 기회를 잡는다.

다만 ING생명이 기업공개(IPO)로 몸값을 불린 만큼 인수금액과 미래 손익을 두고 양사의 두뇌싸움이 뜨겁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KB금융이 ING생명 인수를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다.

신한금융은 ING생명 인수 자문단을 꾸리는 등 구체적인 검토에 착수했지만 인수를 확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이날 공시를 통해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인수와 관련한 결정 사항이 있을 경우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재공시 하겠다"고 전했다. 전날 신한금융이 ING생명을 2조5천억원에 인수한다는 언론 보도가 등장한 데에 따른 대응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3월 말에도 인수 금액이 구체적으로 명시된 이야기가 흘러나왔지만 아직까지 검토 중이라는 게 신한금융의 일관적인 입장"이라며 "공개된 평가금액 등은 사전에 공개가 되어 접촉사들은 모두 열어볼 수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ING생명 역시 확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ING생명 관계자는 "소문은 무성하지만 확실한 답변은 어떤 곳에서도 나오지 않았다"며 "명확한 상황이 없기 때문에 입장을 내기 어렵다"고 답했다.

KB금융은 한 발 물러선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KB금융과 ING생명의 인수합병설은 철마다 수면에 올랐다. KB금융과 ING생명은 2012년 인수합병을 목전에 두고 KB금융 이사회의 반대의견으로 무산된 이력이 있다. 여기에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지난해 말 임시주주총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KB생명 보강의지를 밝히며 ING생명이 또 다시 부상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애초부터 다양한 안을 두고 긍정적인 검토만 하고 있었을 뿐 인수 확정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며 "만약 신한금융이 ING생명을 인수확정 한다면 자연스럽게 손을 떼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이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고수하는 데에는 ING생명의 예상 인수금액이 전에 없이 뛰었기 때문이다. ING생명이 2~3조원에 이르는 금액만큼의 시너지를 가져다줄 지를 놓고 양사의 주판알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신한금융은 ING생명 인수로 다시 한 번 '리딩뱅크' 탈환을 노린다. 신한금융은 만년 1위 자리를 지난해 KB금융에 내준 뒤 사세 확장에 절치부심이다. 신한은행의 짐도 배분된다. 신한은행이 당기순이익의 55.2%를 책임졌던 만큼 수익 포트폴리오 분배도 절실했다.

KB금융은 ING생명과의 합병으로 업계 1위 굳히기와 동시에 KB생명 ‘벌크업’을 기대하고 있다.

그룹 포트폴리오와 비교해 KB생명의 존재감이 약하다는 자평이다. KB금융의 계열사인 증권, 은행, 손해보험, 카드, 캐피탈의 경쟁력은 높은 반면 KB생명은 그룹과 업계 비중에서 모두 힘이 달린다.

다만 지난해부터 열기가 살짝 식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IPO로 몸값이 오른 ING생명이 KB금융의 청사진과 빗겨났다는 평이다. 양사간의 매각·매수설이 업계 안보다 밖에서 더 자주 흘러나오면서 '군불 때기'로 비춰진 감이 있다"고 전했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