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동력 못 찾은 자동차보험業, 결국 '출혈' 경쟁?
2018.04.10 오후 5:24
'1등' 삼성화재 따라 줄줄이 인하 조짐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새 성장동력 찾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자동차보험료 출혈 경쟁으로 돌아섰다.

동남아 시장 진출, 신인 상품 발굴 등 신규 먹거리가 곧장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대형·소형사를 막론하고 차보험 점유율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보험료 인하 경쟁이 서비스 질 하락을 불러 소비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가 이달 11일 책임개시일부터 개인용과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0.8% 인하할 계획이다. MG손해보험은 지난 1일 개인용 차보험료를 4.5% 조정했다. 메리츠화재는 내달 1일부터 자동차보험의 블랙박스 특약 할인율을 7%로 올려 실질적 인하 효과를 꾀한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소폭 떨어진 시장점유율을 반등시키기 위해 차보험료를 내렸다는 분석이다. 매각설이 도는 MG손보는 차보험 확대로 몸값을 불리고 있다. 메리츠화재도 지난해 차보험으로 흑자를 냈다.

남은 대형사들도 눈치작전에 합류하고 있다. 손보업계 '빅4' 보험사 관계자는 "차보험료 인하나 특약 확대로 인한 보험료 조정 등을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업계 1위의 요율 인하는 대부분 경쟁사들의 추종인하로 이어졌다"며 "삼성화재 보험료 인하는 부정적 플로우로 당분간 손보주 주가모멘텀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의 업황이 안갯속으로 접어들면서 차보험료 인하 '러시'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외산차 렌트비 현실화 등 긍정적인 요인이 많았지만, 올해부터는 규정의 '약발'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차 보험료에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익이 나더라도 손해율을 지키기는 어렵게 됐다.

'문재인 케어'로 시동이 걸린 실손의료보험료 인하도 업계의 걸림돌이다.

보험사 순익 지표인 손해율도 지난해 말부터 오름세다. 겨울 혹한을 지내며 차량 사고율 등이 급증한 탓이다. 빅4의 1분기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손해율이 안정궤도에 들면서 고객 혜택을 늘리고 차보험료를 내리는 이중 마케팅이 가능했지만, 차보험료가 이미 낮을 대로 낮아져 지금부터는 출혈 경쟁"이라며 "차 보험료를 낮춰 발생한 손실은 다른 상품의 보험료를 올리거나 혜택을 축소해 보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손보업계가 전통 수입원인 차보험 확대로 돌아선 데에는 신 먹거리들이 단기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그간 동남아시아 진출, 신상품 개발 등에 매진했지만 당장 가시적인 수익을 내지는 못했다.

그간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이 동남아 시장에 진출했다. DB손보와 KB손보가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삼성화재가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청사진도 나왔다. 그러나 국내 수익에 비하면 역부족이다.

신상품으로 주목 받았던 치아보험도 경쟁이 치열해지며 레드오션이 됐다. 보장성 보험 확대 기류와 실손보험 인하 부담이 맞물리면서 올해 초 치아보험이 앞다퉈 출시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등 새로운 규제 탓에 사업비 축소 등의 부담이 작용했다"며 "새 먹거리 찾기가 주춤한 상황이다 보니 손해보험 상품의 터줏대감인 차보험만은 뺏기지 말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