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사이트]'한반도의 봄'(하)
2018.04.05 오전 9:04
실제 운전자는 트럼프와 볼튼(?)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중국이 지난 수개월 동안 석유, 석탄, 기타 원자재의 대북한 수출을 중단한 것이 지난 달 26일에 깜짝 열린 북중정상회담의 동인이 됐다고 최근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대륙간탄도탄(ICBM) 연쇄 발사에 화가 난 중국이 유엔 봉쇄 기준 보다 훨씬 가혹한 대북 수출 동결을 단행해 북중정상회담이 열리게 됐다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으로 가는 송유관을 막아버렸다”고 전직 미국 외교관이며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경제전문가인 알렉스 울프는 말하면서 “중국 공식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북한 경제는 엄청난 압력에 직면해 있었고, 결국 정책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과 2월의 정제 원유의 대북 수출량은 지난 해 월평균 13,552톤의 1.3%에 불과한 175톤에 그쳤다. 울프는 “유엔이 제시한 89% 감량 보다 훨씬 가혹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북 석탄 수출도 지난 3개월 동안 거의 전무했는데, 지난해의 경우 월 8,600톤에 달했었다. 철강도 올 들어 월 257톤에 머물렀는데, 지난해 월평균 15,000톤에서 획기적으로 감축한 것이다. 또 자동차 수출도 중단됐다. 중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내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언제부터 개입했나?

우선 ‘한반도의 봄’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리고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선수단 참가, 남북정상회담 합의, 이어서 북한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의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락.

그러나 미국 측의 발언을 분석해 보면 미국의 개입은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의 단계 훨씬 이전에 이루어진 흔적이 있다.

호주에서 발행되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달 9일 한국의 정의용 안보실장이 백악관 앞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요청을 수락했다는 사실을 발표하기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히 깊이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전에 “오는 목요일(한국시간은 금요일 9일)에 한국 관리가 백악관에서 ‘중요한 발표’를 할 것”이라고 발설해 궁금증을 유발(teasing)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과의 회담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훨씬 그 이상”(beyond that)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 ABC 기자에게는 “나를 믿어도 좋다”는 말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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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보도는 결국 정의용 안보실장이 미국을 방문하기 이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과정을 알고 있었을 수도 있다는 가정을 가능케 한다. 볼튼의 발언도 그러한 가정을 뒷받침한다.

앞서 볼튼은 “김정은 위원장이 처음에는 정상회담을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이것은 처음부터 미국이 개입했고, 그러한 사실을 볼튼이 알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즉 미국이 처음 단계에서부터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도 신년 연두교서에서 자신의 극단적인 압박이 북한을 움직여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했으며, 그래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자신의 공이라는 사실을 자랑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강조하고, 다른 기회에서도 수차 강조한 바 있다.

당시에는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한 간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진 것인데, 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공이라고 말하는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볼튼의 “처음에는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원하지 않았다”는 언급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참가를 발표하기 이전에 미국과의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 “북한이 11월28일 이후 핵개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왔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여기서 11월28일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요한 시점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이 시점 이전에 미국의 압박이나 설득이 있었고, 그러고 나서 김 위원장이 대화에 나서게 된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

사실 당시만 해도 북미가 막말까지 서슴치 않는 말싸움을 벌이던 상황이었고, 미국은 극단적인 대북제재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과 협의 없이 대북관계를 진전시킬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형태로든 한미 간에 대화가 있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미국은 모든 상황을 주도하는 데까지 개입했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북한과의 협상에 대해 “매우 무르익어 가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완성되면 전 세계를 위해 매우 좋은 것이 될 것이다. 시간과 장소는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은 지난 해 11월28일 이후 미사일 테스트를 하지 않고 있으며 북미정상회담까지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반도의 봄’은 북미정상회담의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아직 봄이 아니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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