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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불호령'에 홈앤쇼핑·공영홈쇼핑 '무주공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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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산하 중기유통센터, 강남훈·이영필 대표 해임 중심에 서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의 불호령에 국내 중소기업 전문 TV홈쇼핑사가 모두 무주공산 상태가 됐다. 지난해 이영필 공영홈쇼핑 대표가 임기를 1년 반 가량 남기고 중도 해임된 데 이어 최근 연임된 강남훈 홈앤쇼핑 대표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21일 홈앤쇼핑에 따르면 강남훈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에 예정된 이사회 직전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사임계를 제출했다. 강 대표는 이사회 시작에 앞서 "주주들과 이사들 간 불필요한 오해를 막고 부담을 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사임계를 제출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인 2012년 8월 홈앤쇼핑 대표로 취임해 2014년 5월, 2017년 5월 잇달아 연임에 성공해 2020년 5월까지 대표직을 맡을 예정이었다. 홈앤쇼핑 사외이사의 해임 압박에도 "임기를 2년 이상 남겨둔 상황에서 뚜렷한 사유 없이 사임할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던 강 대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채용비리 의혹이 최근 경찰 조사 끝에 사실로 드러나자 결국 사표를 던졌다.

일각에선 중기부가 사실상 강 대표의 해임을 종용했다고 지적한다. 당초 이사회 소집을 요구한 사외이사 3명에 중기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포함된 데다, 14일 발송된 이사회 소집 통지서도 사외이사가 아니라 중기유통센터가 보낸 것이기 때문이다. 이사회 소집 통지서 발송 전날(13일) 이사회 소집 권한이 없는 중기유통센터 직원이 이사들에게 이사회 개최 관련 문자를 돌린 점도 논란거리다.

업계 관계자는 "중기부가 홈앤쇼핑 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로 하여금 강 대표의 비리의혹을 특별 감사하게 했지만 홈앤쇼핑 측이 감사를 거부하고 중앙회도 이에 대해 눈을 감자 이사회를 통해 강 대표의 해임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 홈앤쇼핑의 주무관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임에도 중기부가 홈앤쇼핑 감사위원회에 참여하겠다고 하는 등 홈앤쇼핑을 눈엣가시처럼 여겨왔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논란이 비단 홈앤쇼핑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공영홈쇼핑의 이영필 대표 역시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1년 6개월이나 앞두고 있었음에도 임시주주총회에서 중도 해임됐기 때문이다.

당시 이 대표는 해임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소기업유통센터에서 월 초부터 자진사임을 요구해왔다"며 "이유를 물어봤지만 중기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청와대 등이 연결돼 있는 사안이라고만 하고 특별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중기유통센터는 공영홈쇼핑의 대주주(50%)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직원 내부정보 이용 주식 매입 ▲성추행 의혹 임원 혜택 제공 ▲규정 외 임직원 대학등록금 지급 등이 발목을 잡았다'는 주장과 현정부의 '과거 인사 청산'이라는 입장이 나뉜다. 후자의 경우 박근혜 정부 때 탄생한 공영홈쇼핑의 초대 대표가 문재인 정부 눈에 예쁘게 보였을 리 없다는 설명이다. 중기부가 홈앤쇼핑 저격수로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인다.

더욱이 강남훈 홈앤쇼핑 대표는 2009년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수사했던 이인규 변호사(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와 고교 동창이다. 이 변호사는 홈앤쇼핑 설립 초기 2년간 사외이사를 맡아 총 1억원을 받았다. 지난 연말 경찰이 홈앤쇼핑을 압수수색한 이유도 강 대표가 이 변호사의 청탁으로 그의 처조카를 채용했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무혐의 판단을 내렸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정부기관이 주요주주로 있는 기업에서 전 정권 인사가 대표직을 맡는 것 자체가 드문 현상"이라며 "꼬투리라도 잡히지 말았어야 하는데 이곳저곳에서 방만 경영 정황이 쏟아지니 정부도 부담이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기부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TV홈쇼핑 2곳의 수장이 공석이 된 점은 우려스럽다는 주장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재승인을 받아야 하는 TV홈쇼핑에게 정권 눈치보기는 숙명이나 다름없지만, 이처럼 수년간 기업을 이끌어온 대표가 정부 등쌀에 못 이겨 자리를 내주는 모습이 반복되면 정권 눈치보기가 더 심해질 수 있다. 자칫 또다른 권력형 비리를 만들어내는 빌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홈앤쇼핑은 이사회는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 전까지 권재익 이사(지오크린텍 대표이사)를 대표이사 직무대행자로 결의하고 이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해 1개월 내에 대표이사 공모 및 선임 절차를 진행키로 했다.

현재 공영홈쇼핑은 현하철, 김정호 사내이사 공동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향후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차기 대표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공영홈쇼핑의 재승인이 마무리되는 4월 후에 신임 대표가 선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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