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더스트리 4.0 시대, DNA 내재화 필요하다
2018.03.12 오전 10:02
황보현우 코오롱베니트 빅데이터분석팀 전문위원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8'이 개최됐다.

MWC는 과거 모바일 중심으로 정보통신기술 (ICT) 산업 트렌드를 보여주는 전시회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인류 미래 라이프 스타일을 예견하는 전시장으로 거듭났다.


'더 나은 미래 창조(Creating a Better Future)'를 주제로 개최된 이번 MWC 주된 관심사는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과 마찬가지로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인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에 집중됐다.

MWC와 CES를 관통하는 시대 흐름에서 우리는 다음 몇 가지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먼저 통신, 자동차, 건설 등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MWC에 참가한 통신 기업들은 5G 기술을 접목한 자율주행차, 로봇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 MWC와 CES에 자동차 기업들이 대규모 참가한 것에서 볼 수 있듯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은 더 이상 IT 기업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제 사물인터넷을 매개로 모든 것이 연결되고(connected), 융합되고(converged), 분석되는(analyzed) 시대가 도래했다.

혹자는 이를 '만물 분석(Analytics of Everything)'이라 일컫기도 하는데, 이는 인더스트리 4.0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기술을 통해 자동차의 고장을 미리 예견할 수 있는 예지 정비(predictive maintenance)와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건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에 기반해 공기 질을 분석하고 자동으로 환기를 해 주는 시스템, 거주자의 위치·건강 상태·생활 습관 등을 반영해 냉난방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이 첨단 주택의 필수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중국 최대 통신기업인 차이나모바일이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기술을 바탕으로 '공기 관련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하겠다고 선포한 것 역시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다.

MWC와 CES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중국 참여기업의 괄목할 만한 증가다. MWC에 참가한 2천300여개 기업 중 절반 이상이, CES에 참가한 4천500여개 기업 중 약 3분의 1이 중국 기업이었다. 이는 중국의 인공지능 굴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인공지능 유관 시장을 10조위안(한화 1천60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BAT'라 불리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중국 IT 기업들은 인공지능 관련 기술투자에 집중하는 동시에 국경을 넘어선 제휴와 인재 채용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가 인공지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 대계를 수립하고 추진하는 일이 필요한 이유다.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우리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다음 세 가지 관점에서 우리의 체질을 바꾸는 건설적 파괴(constructive destruction)를 추진해야 한다.

첫째, 조직 내 데이터 과학(Data Science)에 기반을 둔 합리적 의사결정이 일상화돼야 한다. 이를 통해 직관을 통한 정치적 의사결정으로 각종 자원이 낭비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장기적 인력 양성 로드맵을 수립하고 데이터 분석 인력에 대한 수요-공급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아울러 정부 부처 및 산하 기관의 모든 조직에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전문가를 수혈하는 일이 요구된다.

둘째, 네트워크 기술(Network Technology)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과거 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 차원의 통신 인프라 구축 정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 앞으로는 5G 기술의 국제 표준 선정에 앞서 우리가 5G를 선제적으로 상용화하는 일이 중요하다.

우리가 5G 조기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표준 기술을 선점하고 시장을 장악하기 유리하다. 또 혁신적인 기업과 인재가 한국에 몰려들어 국부 창출도 가능해진다. 통신 업계에서 '5G망은 곧 그 나라의 국격'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과언은 아니다.

셋째,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계를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가 미국, 일본, 중국에 이미 뒤처지기 시작했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산학연관(産學硏官)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전문가를 양성하고 이를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책이 요구된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우리는 인더스트리 4.0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DNA(Data Science, Network Technology, Artificial Intelligence)를 내재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같은 노력이 선행돼야 치열한 세계 시장에서 '추격자(follower)'의 지위에서 벗어나 '시장 선도자(first mover)'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황보현우
(現) 코오롱베니트 빅데이터분석팀 전문위원
(現) 단국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초빙교수 및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초빙강사

관련기사

[기고]인더스트리 4.0 시대, DNA 내재화 필요하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