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내년 3월 5G 최초 상용화" 가능할까?
2018.03.09 오전 10:05
관련 업체 인프라-단말 로드맵 상 가능, 변수는 있어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내년 3월 세계 최초 5세대통신(5G) 상용화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하겠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MWC 2018 현장에서 강조한 말이다.

유영민 장관은 그동안 우리나라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 목표를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이를 내년 3월까지 앞당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하지만 네트워크 인프라인 5G 구축이나 상용화는 정부 의지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표준은 물론 이를 실현할 네트워크 장비나 단말, 칩셋 등 부품이 완비돼야 한다. 우리가 주도권 확보를 강조하고 있는 5G. 내년 3월 상용화를 통해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을까. 실제 현장의 준비 현황 등을 통해 이의 가능여부를 따져봤다.



◆ '상용화'는 CPND 충족해야

내년 3월 5G 상용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은 일단 상용화 기준이다. 통신부문에서 어떤 형태가 돼야 이를 '상용화'라 할 수 있는 지다.

통상 업계에서 말하는 '상용화'는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가 갖춰진 상태에서 해당 서비스에 이용금액을 지불하고 전용 단말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을 때다.


말 그대로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디바이스(D)가 모두 갖춰져야 한다. 결국 이 모두가 내년 3월에 완성될 수 있어야 '3월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가령 4G LTE 첫 상용화 때를 돌아보면, SK텔레콤과 KT는 2011년 7월 1일 수도권 및 일부 지역에 LTE 인프라를 구축하고(N), LTE 요금제를 신설(P), 다양한 소프트웨어를(C) 휴대용 모뎀과 라우터를(D) 통해 IT기기에서 쓸 수 있도록 했다. 즉, 2011년 7월 1일이 한국에서 첫 LTE가 상용화된 날인 셈이다.



◆5G 인프라 구축 제반사항은 '준비완료'

5G 준비상황은 어떨까. 일단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몇가지 필수 요건들이 있다. 5G 주파수를 확보해야 하고, 통신 규격이 필요하다. 실제로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유무선 네트워크 하드웨어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이들은 앞서거니 뒷서거니로 실제 서비스를 위한 정합성을 검증하게 된다.

일단 주파수는 예고된 일정 안에서 확보가 가능하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6월 첫 5G 주파수 경매를 열고, 이통사에 해당 주파수를 할당할 계획이다. 현재 주파수 할당계획에 따른 초안이 실무진에서 완성된 상태. 내달 확정된 계획안으로 공개토론회를 갖고 의견 수렴을 거친 뒤 5월 주파수 공고, 6월 경매가 예상된다.

현재 확정된 주파수는 3.5GHz대역 300MHz폭과 28GHz대역 1GHz폭이다. 28GHz에서는 추가로 2GHz폭이 더 나올 수 있다.

5G 첫 표준도 나왔다. 세계이동통신표준화기구인 3GPP는 지난 연말 5G 논 스탠드얼론(NSA) 표준을 확정, 발표했다. 실제 표준이 확정되는 곳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지만 전세계 부처와 업체들이 모여 표준을 개발하는 3GPP 표준이 그 전단계로 사실상 국제 표준으로 인정한다.

5G NSA 표준 완성에는 우리나라 역할이 컸다. 국내 이통 3사가 파트너들과 주도한 주요 기술들이 대거 포함된 것. NSA 방식은 기지국 등 무선장비는 밀리미터파 대역까지 수렴할 수 있는 5G 장비를 쓰되 코어(핵심)망부터는 기존 LTE 장비들을 그대로 활용한다. 국내서 상용화하는 첫 5G 서비스 역시 NSA 방식으로 구현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상용화를 위한 표준 정의를 달리 보기도 한다. 이를테면 3GPP 등 전세계적으로 공신력을 얻거나 통용될 수 있는 단체의 표준이 아닌 자체 표준으로 상용화에 도전하는 형태다.

대표적으로 미국 버라이즌이 시도하고 있는 5G FWA 방식을 꼽을 수 있다. 주파수와 인프라와 단말, 서비스 등 상용화의 모든 요건을 갖추지만 규격만 자체 표준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5G 최초 상용화' 논쟁이 촉발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3GPP 표준을 기준으로 삼는 게 보통이다. KT의 경우에도 5G-SIG 자체 규격을 개발해 5G 시범서비스를 운영한 바 있지만 내년 상용화 때는 NSA 방식을 도입한다.

이 국제 표준에 맞춰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의 준비도 끝났다.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 화웨이, ZTE 등 각 업체들은 3.5GHz 주파수뿐만 아니라 밀리미터파 대역을 커버하는 장비를 이미 개발, 실전 테스트 중이다.

네트워크 업체 관계자들도 "준비가 완료된 상태여서 언제든 투입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마지막은 이통 3사의 조기 상용화 의지다. 최근 이통 3사는 5G 네트워크 장비 공급을 위한 제안요구서(RFP)를 장비업체들에 전달했다. 주파수 확보와 동시에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모두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천명한 바 있다. 우선적으로 대역이 낮은 3.5GHz를 활용하고 트래픽이 집중되는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부터 5G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후 점진적인 전국망 구축과 28GHz 주파수를 보완재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통 3사의 5G 네트워크 인프라는 큰 변수가 없다면 당초 목표 했던 시기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 5G 디바이스 로드맵도 '원활'

그러나 5G 상용화 열쇠는 단말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5G 디바이스는 바닥에 바퀴를 달아야 할 정도로 컸다. 하지만 최근 선보인 5G 단말은 현재의 스마트폰만큼 소형화가 이뤄진 상태다.

단말상에서 5G를 실현하려면 통신모뎀과 RF프론트엔드 솔루션 등 핵심 부품이 마련돼야 한다. 이들은 5G 주파수 신호를 받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분야는 이미 일찍부터 연구개발이 착수됐다. LTE 시장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해온 퀄컴은 5G에서도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목표로 지난해 첫 5G 모뎀군인 스냅드래곤X50 시리즈를 공개했다.

과거 LTE 시장 적기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인텔 역시 절치부심 끝에 전용 XMM8000 시리즈를 선보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5G 통신모뎀을 탑재한 레퍼런스 태블릿PC까지 선보인 바 있다.

이들 대부분 진영은 현재 상용화를 위한 필드테스트 검증까지 끝냈다. 한 발 더 나아가 제조사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솔루션도 제시했다. 다소 복잡한 5G 시스템을 집약시켜 단말 제조에 보다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한 것. 일종의 턴키다.

실제로 퀄컴은 이번 MWC 2018에서 스냅드래곤5G모듈 솔루션은 첫 공개했다. 5G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 요소를 간단한 모듈로 통합, 제조업체가 손쉽게 모바일기기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설계가 간단해지면 총 비용도 줄이고, 출시 시기도 앞당길 수 있다.

인텔 역시 비슷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5G 모바일 트라이얼 플랫폼은 장비의 상호운용성을 검증할 수 있지만 모바일 단말 개발에도 쓰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제조업체들이 충분히 단말을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퀄컴과 인텔은 올 하반기 상용화가 가능한 최종 샘플을 파트너사들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전례를 볼 때 하반기 샘플이 전달되면, 이듬해 상반기 중 실제 제품이 출시된다. 턴키 솔루션까지 제공한 만큼 내년 상반기면 5G 단말 출시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통신모뎀을 개발하지만 외부에 단독으로 공급하지는 않는다. 원칩형태로 내놓는 AP에 실리는 경우가 있지만 대개 자체 소화한다. 다만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텔리아소네라가 세계 최초 LTE 상용화에 성공했을 때 중요 파트너였다. 내년 5G 최초에도 한몫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단말형태가 아니더라도 LTE 때처럼 5G 휴대용 통신모뎀이나 라우터 형태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도 있다. 이용할 수 있는 단말 형태는 5G의 경우 자동차까지 넓어질 수 있다.



◆ 한국의 5G 내년 3월 상용화 '대체로 가능'

이를 종합적으로 볼 때 내년 상반기 5G 상용화는 대체적으로 가능성이 높다. 시기를 좀 더 앞당긴다면 내년 3월 우리나라의 세계 최초 상용화 역시 가능성은 높은 편에 속한다. 칩셋 등 핵심 부품의 로드맵이 차질 없이 이뤄질 때를 전제로 할 때다.

이 외 변수가 있다면 우리보다 먼저 미국이나 일본, 중국이 나설 수 있다는 점. 이 같은 변수로 경쟁국에서 세계 최초 상용화를 한다고 해도 첫 타이틀은 얻지 못하겠지만, 기존 5G 상용화 로드맵은 지킨 셈이다.

또 다른 변수는 규제다. 통신은 전형적인 규제산업으로 정책에 따라 일정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유 장관이 강조한 '차칠 없이'라는 말은 결국 이러한 문제가 없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필수설비의 효율적 공유를 비롯해 현재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통신비 인하 등은 업계는 물론 정치권 등이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자칫 상용화 일정에 복병으로 작용할 여지는 남는다.

이로 인한 투자 여력 위축 등으로 5G 설비투자 등에 어려움을 겪거나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망중립성의 향방, 완전자급제 도입 등 여러 과제들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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