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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SKT 양자암호 기술 산실 'IDQ-제네바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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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한 산학협력과 끊임없는 모험심이 성공의 비결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5G 시대 보안이 화두로 급부상한 가운데, 그 해법으로 양자암호통신이 주목받고 있다.

관련 분야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 온 SK텔레콤은 최근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 인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SK텔레콤 양자암호통신의 산실인 스위스 제네바의 IDQ 본사와 제네바 대학을 직접 찾아가봤다.

1일(현지시간) 거센 눈발을 등지고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IDQ를 방문했다. IDQ는 지난 2001년 제네바 대학에서 양자물리학에 관심있는 4명의 창업자인 니콜라스 지생, 올리버 구인나드, 그레고리, 리보디, 후고 즈빈덴에 의해 창설됐다. 지생과 즈빈덴은 대학교수로, 리보디는 CEO로 재직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2년 세계 최초로 양자난수생성기를 출시했고, 2006년 세계 최초로 양자키분배 서비스를 출시했다.

IDQ는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 중국을 제외하고 전세계 매출액과 특허 보유 등에서 1등이다. 10년에서 20년 경력을 가진 30여명의 석박사급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 인력이 합류하면서 50명 정도로 불어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미디어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정보통신 시장은 오는 20205년 26초9천억원 규모로 예상한만큼 잠재력이 보유한 분야다.

좁은 계단을 거슬러 몇개 층을 올라 문을 열면 바깥과는 다른 포근한 연구실이 반긴다. 첫 인상은 깔끔하다. 군더더기 없는 차분한 분위기다.

양자키분배(QKD) 테스트실과 R&D실, 양자난수생성기(QRNG)개발실 등이 한 공간에 여러 방으로 나뉘어 구분됐다. QKD는 양자암호통신의 핵심기술로, 송신자와 수신자의 양끝단에 설치된 암호키분배 기기를 통해 같은 암호키를 생성해주는 기술이다. QRNG는 순수 난수를 생성해줘 해킹 가능성을 낮춰지는 기기 또는 칩이다. 하드웨어에서부터 소프트웨어까지 기술개발에 여념이 없다.

한 쪽에서는 양자센서를 위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설계하고 있다. 현장의 연구자는 "자율주행차의 라이다의 경우 레이저를 이용하는데, 이를 쎄게 쏘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60km밖에서도 촛불을 광자를 인식할 수 있는 양자센서는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각 방의 연구는 별도로 위치한 지식재산(IPR)팀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라이선스가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기술개발에 있어 IPR팀과 가장 먼저 상의한다는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기술개발이 이뤄지는 연구실은 서버실을 연상케 하는 커다란 기기에 복잡한 선들이 다닥다닥 연결돼 있다. 비교적 주변이 정돈된 분위기다.

여러 연구실을 전전하면서 현장관계자가 가장 강조한 부분은 현재 확보한 기술보다는 인력이었다. 연구실을 들어섰을 때도 가장 먼저 직원들을 소개하고, 또 국적까지 일일이 확인받으며 얘기해준다. 영국, 미국, 중국, 스위스, 프랑스, 인도네시아 등 인력의 국적도 다양하다.

현장관계자는 "여러 분야가 융합돼야 하는 양자암호통신은 무엇보다도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라며, "물리학과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개발, 광학, 엔지니어링 등 각각의 전공자들이 힘을 합해야만 비로소 양자암호통신이 가능한 솔루션이 탄생한다"고 강조했다.

인력의 중요성은 새삼 알게 된 것은 IDQ를 떠나 제네바 대학으로 건너갔을 때였다. 여러 전공자들이 협업해야만 가능한 양자암호통신 시장에서 IDQ가 세계 1위를 거머쥘 수 있었던 이유는 인력 확보, 엄밀히 말하면 긴밀하고 끈끈한 산학협력에 있었다.

니콜라스 지생 제네바대학교 물리학박사는 1일(현지시간) 직접 양자암호통신 관련 연구실을 소개하면서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닥터 퀀텀으로 불리는 지생 교수는 IDQ 창업자 중 한명으로 반편생을 이 분야에 바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산학협력의 비결을 계약과 인력으로 나눠 설명했다. 지생 교수는 "대학과 IDQ가 우선적으로 기술을 도입하고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연구 권리가 계약적으로 맺어져 있어 궁합이 좋을 수밖에 없다"라며, "서로가 가장 먼저 요청할 수 있는 의무와 권리가 있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인력 면에서는 "어떤 교수도 연구에만 집중하고 돈이 되는 말든 관심이 없으면 산학협력이 될 수 없다"라며 "학계 쪽에서도 산업이 어떻게 개발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하며, 서로가 상호 교류를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제네바 대학에서 학위를 받고 연구한 인력이 IDQ에서도 일하고 있는 사례가 빈번하다. IDQ에서는 대학 내 연구인력을 지원해주기도 한다. 지생 교수가 연구실을 보여주면서 소개한 두 명의 젊은 연구자도 IDQ의 장학생이었다. 모두가 IDQ로 향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곳으로 가더라도 그 끈은 연결돼 있다.

이에 따라 IDQ는 기업과 정부기관, 교육기관 등 폭넓은 파트너십을 보유하고 있다. 북미, 유럽 지역 내 통신사, 전송장비업체, 항공우주국 등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SK텔레콤과 연세대학교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창업자인 휴고 즈빈덴 베른 물리학박사가 산학협력의 실제 사례를 연구실을 통해 직접 소개했다. 즈빈덴 박사는 양자기술 관련 세계적인 석학으로 약 25년간 연구에 매진한 인물이다.

연구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초전도체 기반의 단일광자검출기다. 이 연구는 IDQ가 건내받아 실제 단일광자검출기로 만들고 있다. 현재 단일광자 검출기는 효율이 40-50% 수준이지만, 연구중인 초전도체 단일광자검출기는 90% 이상의 단일광자를 검출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통신장비에 쓰기에는 큰 사이즈이기에 좀 더 줄이는 절차를 밟고 있다. 상용화 시기는 2020년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네바(스위스)=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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