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팀 킴'의 행복했던 시간, 국민도 함께 웃었다
2018.02.25 오전 11:14
인터넷 패러디 양산, 관심 폭발하며 대중화 가능성 확인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팀 킴(Team Kim)'으로 불리는 한국 여자 컬링은 지난 한 달 국민들에게 큰 기쁨과 즐거움을 안겨다 줬다.

김은정(스킵), 김영미(리드), 김선영(세컨드), 김경애(서드)로 구성된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은 25일 강원도 강릉 컬링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단체전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 3-8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용하게 시작했던 컬링이고 관심도 적었던 대표팀이다. 믹스더블(혼성 2인조) 장혜지-이기정 조가 재미있는 경기를 하고도 예선에서 탈락해 화제성만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남·여 단체전이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특히 여자 대표팀이 상위 랭킹 팀들을 연파하는 모습은 희열감을 안겨다 줬다. 세계 랭킹 1위 캐나다는 물론 컬인 종주국 영국까지 한국 앞에서는 추풍낙엽처럼 날아갔다.

선수들도 주목 대상이 됐다. 마늘이 주 산지인 경북 의성이라는 특정 지역에 혈연, 학연, 지연 등으로 묶인 관계가 그랬다. 자매와 친구 등 관계도 자체가 신기했다.


특히 '안경 선배' 김은정 스킵이 리드 김영미를 향해 외치는 일종의 '영미야~'는 인터넷에서 패러디 대상이 됐다. '영미'를 부르는 톤에 따라 달라지는 작전은 국내는 물론 외신도 주목했다. 스톤이 잘 미끄러지게 외치는 '헐(Hurry)' 등 용어도 유행이 됐다. 동요 없는 표정도 마찬가지였다.

방과 후 클럽 활동을 통해 컬링에 입문해 국가대표에 선발, 올림픽 출전이라는 만화 같은 이야기는 한국 스포츠 환경에서는 기적이나 마찬가지였다. 엘리트 스포츠가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상황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강릉 컬링센터는 제대로 사용해보지 못했다. 센터 바닥 균열로 경북 의성 컬링훈련센터에서 실전 감각을 키웠다. 아이스 상대가 전혀 다른 곳에서의 훈련은 홈 어드벤티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내분으로 대한컬링경기연맹이 대한체육회 관리 단체로 지정되면서 제대로 된 지원도 받지 못했다. 그렇지만, 올림픽 시작 후 대부분의 경기 좌석 점유율이 90%를 넘고 매진 사례로 이어지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다.

후끈한 관심과 달리 올림픽까지 오는 과정이 힘들었던 것을 기억하는 김민정 감독은 올림픽 시작 후 연전연승을 해도 "한국 컬링은 아직 가시밭길 위에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대표팀의 격에 맞는 지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오직 컬링에만 집중했다. 휴대폰을 반납하며 외부의 평가를 잊었다. 선수촌 내에서도 컬링 생각만 했다. 전략을 짜는 데만 집중했다. 자신들을 향한 인기는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를 치를수록 응원 현수막이 늘고 경기장 입장권이 매진되는 등 열풍이 이어졌지만, 눈을 감고 귀를 닫았다. 오직 한 길만 보고 가겠다는 의지였다.

마지막까지 온 대표팀은 스웨덴의 단순한 전략에 애를 먹었지만, 부단한 노력을 보여주며 아름다운 여정을 마쳤다. 메달 색깔과 관계없이 국민들에게 정말 큰 기쁨을 준 컬링 대표팀이다.


/강릉=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