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눈물의 김보름, 관중들은 환호로 대답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적어도 경기장 내 관중들은 김보름(25, 강원도청)을 따듯하게 품어줬다.

김보름은 24일 강릉 오벌(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매스스타트 여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전까지 김보름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팀 추월에서 선두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노선영을 멀리 두고 들어와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인터뷰 논란에 휘말리면서 눈물의 기자회견까지 열어야 했다.

7~8위전에서 김보름을 향한 시선은 싸늘했다. 경기장 내 관중들도 김보름의 이름이 불리면 환호하지 않았다. 오히려 노선영의 이름이 호명되자 환호했다.

하지만, 노선영이 침묵을 지키고 김보름이 원인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모든 비난의 화살을 맞으면서 동정론도 조금씩 일었다.

이날 오벌에 등장한 김보름은 조용히 몸을 풀었다. 금메달 후보로 꼽혔지만, 정신적인 압박이 있어 과연 제대로 레이스를 해낼 것인가에 물음표가 붙었다. 이를 견디기 위해 김보름은 매스스타트 전 심리 치료를 받는 등 자기 치유에 나섰다.

그러나 준결선에서 간단하게 결선에 올랐다. 김보름의 이름이 불리자 환호가 터졌다. 팀 추월 당시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김보름의 이름을 연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보름은 4점을 얻으며 6위로 결선에 올랐다. 힘을 아끼는 영리한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결선 진출만 노리면 되는 일이었다.

결선에서도 마지막 바퀴만 노렸다. 김보름은 후방에서 지켜보며 한 번에 치고 올라가는 데 집중했다. 박지우가 결선에 오르지 못해 홀로 버텼다. 4바퀴를 남겨 놓고 치고 올라왔고 마지막 코너에서 2위로 치고 나오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막판 스퍼트에 김보름의 이름이 자동적으로 나왔다.

김보름은 눈물을 쏟으며 지난 순간들을 토해냈다. 이어 태극기를 받아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관중을 향해 큰 절로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죄를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