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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철강 관세 폭탄 예고에 비상걸린 철강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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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수출 시장 다변화로 큰 영향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미국 상무부가 한국을 포함한 주요 철강 수출국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 강력한 수입규제안을 발표하면서 정부와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와 업계는 긴급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앞서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 제출했다.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수입품에 대해 관세 부과나 수입량 제한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철강수입이 미국 안보에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하며 ▲브라질·중국·코스타리카·이집트·인도·말레이시아·한국·러시아·남아공·태국·터키·베트남 등 12개국에 53% 관세 적용 ▲모든 국가에 24% 관세 부과 ▲국가별 대미 수출액 2017년의 63%로 제한 등 3가지를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 11일까지 상무부 제안에 대한 최종 결정을 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 및 안보 이익의 관점에서 특정 국가는 쿼터 제한에서 배제할 수도 있다.

그동안 정부는 미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한국산 철강이 미국의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을 다양한 외교채널을 동원해 설득해왔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이 수입규제 대상국으로 지정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번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카드는 중국의 철강업계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한국이 포함되면서 미·중간의 통상전쟁에 한국이 휘말린 셈이다. 특히 동맹국인 일본과 독일, 대만, 영국을 비롯해 대미 철강 수출 1위 국가인 캐나다도 빠져 '외교 참패'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미 수출 비중 11%, 중소 철강社 타격 '불가피'

정부와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설 명절 연휴인 지난 17일 서울 한국기술센터에서 철강업계와 미국의 무역확장법 발표와 관련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열었다. 백운규 장관을 비롯, 권오준 포스코 회장,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 등 철강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정부와 업계는 미국 정부가 수입산 철강에 관세 및 쿼터 등의 조치를 실시할 경우 대미 철강 수출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데 인식을 공유했을 뿐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국내 철강업체들이 미국에 수출하는 비중은 전체 수출 물량의 11.2% 수준이다. 지난 2014년 17.7%을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세지만, 여전히 10분의1이 넘는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對美) 철강 수출은 354만2천527톤, 수출액은 32억6천만 달러(약 3조5천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응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뿐이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실효성마저 보장하기 어렵다. 무역확장법232조 발동에 대한 고려 자체가 이미 WTO의 철강제품 무관세 원칙에 반하는 조치라는 점에서 미국은 WTO 제소를 무시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는 눈뜨고 코 베이는 격이라며 격한 반응까지 나왔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우리나라 철강에 관세를 추가 부과하거나 국가별 대미 수출총액을 작년의 63%로 제한할 경우 대미 수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이는 사실상 수출을 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출 다변화 경주…일각에선 "큰 영향은 없을 것"

다만 그동안 국내 철강업계가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미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강관을 제외한 다른 철강재는 앞선 무역규제로 수출의존도가 낮아지면서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포스코는 지난해 워싱턴 DC에 미국법인 산하 통상사무소를 설치하고 통상 전문 변호사를 채용했다. 아울러 본사 무역통상그룹과 공동으로 현지에서 전략적 대응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에 차량용 강판 공급을 추진, 2020년까지 100만톤 판매로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섰다.

미국 시장의 의존도가 높은 유정용 강관(OCTG) 생산기업은 아예 미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세아제강은 지난 2016년 휴스턴 현지 유정용 강관 전문 업체인 '라구나 튜블라 프로덕트 코퍼레이션'과 'OMK 튜브'를 인수해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아울러 미국의 권고안 자체가 철강 가격을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현욱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미국향 수출량은 356만톤으로 한국의 철강 전체 수출의 11%, 한국의 철강 생산량의 4% 수준으로 강관을 제외할 경우 미국향 철강 수출은 142톤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상무부의 권고안 중 어떤 것이 채택되더라도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하다"면서도 "대형철강사를 그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철강 제품 판매에서 미국향 수출 비중이 3%, 현대제철은 4%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제시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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