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카드' 꺼내 든 롯데免, 인천공항과 합의할까
2018.01.24 오후 5:39
공정거래조정원과 첫 만남…전체 대신 일부 매장 철수 가능성 높아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임대료 감면'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는 롯데면세점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조만간 공정거래조정원과 함께 대화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롯데면세점은 그동안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제1터미널 면세점 임대료 감면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공정위에 인천공항공사를 불공정거래로 제소하고 다음달께 매장 철수 의사를 전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철수할 경우 1위 사업자 지위가 위협받게 되고, 향후 면세점 사업권 입찰 참가 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이번 대화에서 공사 측과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조정원은 지난 23일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 관계자와 첫 만남을 갖고 이번 일에 대한 사실 관계 파악에 본격 나섰다. 또 다음달 쯤에는 롯데면세점, 인천공항공사와 함께 임대료 감면과 관련해 3자 대면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에 공항공사를 제소했고, 공정위가 이 건을 조정원으로 이첩해 조정 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다.

공정거래조정원 관계자는 "이런 일은 비공개로 진행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업체들이 언제 만나고, 어떻게 진행될 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말해줄 수는 없다"면서도 "양측이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신속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 일을 연말까지 끌고 갈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일과 관련해 롯데면세점의 뜻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롯데가 예고한 대로 다음달쯤 인천공항에서 철수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롯데와 인천공항 모두 매장을 철수하게 되면 서로 손실이 커 이번 대화를 통해 그동안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 의견이 어느 정도 모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임대료 감면을 받지 못해 매장을 철수하면 인천공항공사도 임대료를 롯데만큼 낼 수 있는 사업자를 확보하기 힘들어 큰 손실이 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제2터미널 오픈으로 제1터미널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롯데가 빠진 자리에 사업자를 다시 선정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공항공사도 이번에는 롯데와 협의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임대료 감면 협상이 이번에도 안될 경우 롯데가 전면 철수를 하겠다는 기존 입장과 달리 매출이 상대적으로 낮은 일부 매장만 철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롯데가 운영하는 구역은 동편 1·3구역, 중앙 5구역, 탑승동 8구역 등 총 4곳으로, 면적은 전체의 57.3%에 달한다. 롯데는 이곳에서 향수·화장품, 주류·담배, 패션·잡화 등 전 품목을 판매하고 있으며, 오는 2020년 8월까지 제1터미널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다.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 연매출은 2016년 기준으로 1조원 가량으로, 국내 전체 면세 시장(12조2천757억원)에서 9.8%를 차지한다. 이로 인해 롯데가 T1 인천공항에서 전면 철수하면 점유율에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된다. 현재 면세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7월 말 기준 롯데 42.99%, 신라 29.51%, 신세계 12.2%다.

그러나 롯데면세점은 3기 T1 사업자로 입점한 후 막대한 임대료 부담을 안고 있어 이곳에서 4개 구역을 모두 운영하기엔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롯데는 운영 첫 해인 2015년 9월부터 1년간 임대료 부담은 5천6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7천740억원, 2019년 8월까지 1조1천610억원, 2020년 8월까지 1조1천840억원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전체 매장을 철수하게 되면 그 기회를 틈타 경쟁사들이 공항 면세점 추가 운영 기회를 얻게 되면서 업계 점유율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롯데가 1위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매출이 잘 나오는 동편 1·3구역은 운영하고 루이비통이 있는 5구역과 매출 비중이 낮은 8구역 탑승동 매장을 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기에 제2터미널 오픈으로 고객 이동에 따른 매출 감소도 나타나고 있어 임대료 협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는 롯데 외 T1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신라, 신세계, 중소·중견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고객들의 구매력, 권역 등을 고려하지 않고 T2 오픈으로 이용객수가 30% 정도 줄어드는 만큼 임대료도 30% 인하하겠다는 방안을 업체들에게 제시한 상태다.

이에 업체들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라고 주장하며 공사 측과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부 중소·중견업체는 지난해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18일 T2 오픈으로 T1 면세점은 구역에 따라 10~30% 가량 매출이 감소한 상태로, 임대료 인하폭은 여전히 합의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각에서 연말 정산 방식으로 임대료를 환급받기로 했다는 얘기도 있지만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전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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