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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알바를 하지"…이통 판매업, 퇴근 빨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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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운영시간 단축, 저녁에 손님 몰리는 집단상가는 '부정적'

[아이뉴스24 도민선기자] "전에 일하던 직원은 '사장님, 차라리 카페 야간 알바가 낫겠어요'하고 나갔다. 저는 점장이지만, 제가 직원이라도 이렇게는 일하고 싶지가 않다."

영남지역에서 한 통신사 대리점을 운영하는 A씨(44)는 이동통신 판매업 현장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특히 노동조건이 열악해 구인난이 심각한데, 직원이 자주 바뀌는 점이 안타깝다는 것. A씨는 "6개월 일하면 오래 일하는 거고, 하루만에 못하겠다며 나가는 사람도 있다"며, "20대 초반은 일을 어려워해서 잘 하지 않으려 하고, 가정주부나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이 지원하는 편"이라고 했다.

매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동통신 판매업 신입 직원의 월급은 15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른 직종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로 더 많은 수입을 거둘 수 있다. 월급 보다 업무환경을 어렵게 하는 것은 긴 노동시간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3사는 전산시간 단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통3사는 일요일을 제외한 오전 10시에서 저녁 8시까지 번호이동(MNP) 전산을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유통점 종사자들은 오전 10시에 매장을 열고, 개통작업을 마무리하는 9시가 돼서야 일을 마친다. 이런 상황에 유통 종사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리점 사무실에서 개통업무를 담당하는 B씨(37)는 "오전 10시에 출근해서 점심시간도 따로 없이 9시까지 일하고 나면 밤 10시에야 집에 들어간다"며, "친정어머니가 아이를 돌보고 있는데, 아이 얼굴도 보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B씨는 3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는데, 요즘에는 하루 30~40건의 개통업무와 기타 조회·변경 업무를 처리한다. 토요일에도 매장이 열기 때문에 개통작업을 위해 출근해야 한다.

B씨는 "주말에도 일해야 하고, 시간에 비해 받는 게 많지 않아 차라리 아르바이트를 두 개 뛰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한다"며, "(영업시간이 줄어들면) 안 그런 사장님이 많겠지만, 월급이 줄어들더라도 개통전산 마감이 조금 당겨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통전산 운영시간을 조정해 이동통신 판매업의 노동조건을 개선하자는 시도는 지난해부터 있었다. 이통3사 협의체는 지난해 7월부터 시장 과열 예방과 종사자 휴식 보장을 위해 매주 일요일마다 번호이동 및 개통 전산 휴무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요일에도 예약 가격 정책이 내려져 일부 매장에서는 직원들이 일요일에 근무해야 하는 경우도 여전하다.

수도권의 한 판매점에서 일하는 10년차 C씨(38)는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제때 밥도 못먹으면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며, "매일 퇴근시간이 9시가 넘는데, 친구 만날 시간도 없다. 40대가 돼서도 가정을 꾸리지 못한 종사자가 다반사"라고 했다.

이런 불만은 지난해 9월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경기도 안양의 한 유통점을 방문했을때에도 표출됐다. 당시 통신사 직영점의 한 점장이 직원들의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전산마감시간을 당겨달라고 했던 것. 당시 이 위원장은 이통3사 임원들에게 협의를 통해 이뤄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 판매업 내에서도 전산마감시간 단축에 대한 의견이 통일된 것은 아니다. 특히 집단상가의 경우 저녁 6시 이후 손님이 붐비는데, 이 시간에 영업을 하지 못하면, 상권이 존폐에 위기에 빠질 것을 염려하기도 한다.

전국이동통신집단상권연합회 관계자는 "개통시간이 당겨지만 사실상 문을 닫으라는 것"이라며, "집단행동을 통해 저녁 마감시간을 당기는 대신 개점시간을 늦추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방통위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등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도민선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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