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교문의 디지털농업 이야기] 미국 MIT대학 OpenAG 푸드컴퓨터
2018.01.15 오후 3:18
월드뱅크는 2050년에 90억 인구가 먹고 살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50% 더 많은 먹거리가 필요하다고 예상한다. 지금도 지구 어딘가는 기근에 허덕이는 반면 또 다른 곳에서는 너무 많은 음식 섭취를 줄이기 위한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있다.

인구증가, 기상이변, 온난화, 도시화, 농촌 기피와 같은 현상은 전세계에서 공통의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 인구 2%, 우리나라 인구 5% 농부가 대다수 도시인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현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농사는 기후에 의존하고 영향을 받는다. 세계 기후 지도를 보면 일부 좋은 기후의 땅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차량, 비행기를 통해 전세계로 운반된다. 이러한 물류과정에서 신선도 유지를 위한 냉장보관 및 화학약품투입은 필수적이며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농산물은 영양분 상당부분이 이미 유실되어 있다.

미국 마트에서 판매되는 사과의 평균 유통기간은 11개월이다. 영양분 90%가 사라져 설탕 덩어리 상태의 사과를 먹게 되는 것이다.



캔사스 주 농부의 아들로 자란 미국 MIT대학 미디어랩의 칼렙 하퍼는 2015년 OpenAG 이니셔티브를 만들었다. OpenAG는 식량문제와 기후 별로 생산된 농산물이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실내도시농업을 표방하며 시작되었고, 처음부터 오픈소스로 출발하여 누구든지 무료로 접근할 수 있게 하였다.

불과 2년 만에 47개국에서 1천400명의 교육자, 농부, 쉐프, 유통업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오픈 플랫폼으로 발전하였다. OpenAG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의 출발점이 기존 농업 종사자들과 다르다는 것이다. 도시농업을 표방하며 수십억의 새로운 디지털농부를 잠재시장으로 설정한 것이다.

전세계 어디서나 계절에 관계없이 맛 좋고, 영양도 풍부한 농산물을 신선한 상태에서 생산, 소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OpenAG는 작은 것부터 적용하고, 이것을 점차 큰 것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그래서 이들이 선택한 것은 50cm x 80cm x 80cm 크기의 푸드 컴퓨터이다.

푸드 컴퓨터에는 30개의 센서, 2개 카메라에 에어컨, 히터, CO2발생기, 양액기 등이 모두 있는 그야말로 탁자 위의 작은 농장이다. 생긴 것은 3D프린터와 비슷하다. 프린팅 대신 그 안을 초미니 온실처럼 꾸며 식물재배환경을 제어하면서 식물을 재배하는 것이다.

푸드 컴퓨터는 씨앗을 심고 수확할 때까지 재배 환경에 대한 기록을 생성한다. 이 기록을 그 작물에 대한 레시피(Recipe)라고 한다.



작은 컴퓨터에서 만들어진 레시피를 컨테이너뿐만 아니라 대형 창고와 같은 큰 공간에서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항상 궁금해 했었다. 그런데 작년 에 애플의 음성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 공급하는 인공지능 최적화 플랫폼 회사인 Sentient사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푸드 컴퓨터에 적용되었다.

농장의 크기에 상관없이 동일한 레시피를 적용하기 위해 머신러닝을 적용한 것이다. 머신러닝을 위해서는 수 조 개의 센서 정보가 필요하고, 수십만 장의 이미지 데이터가 필요하다. 푸드 컴퓨터에서 만들어진 레시피를 컨테이너에 적용하여 이를 푸드 서버라고 부른다.

이제는 푸드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있는데, 하나의 레시피를 적용해서 서로 다른 크기의 어떤 재배공간에서도 재배가 가능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농업에서 가장 주요한 제한 요소는 계절이다. 현실에서는 해당 계절의 기후에 맞춰 작물을 재배하지만, 기후 데이터를 접목시킨 디지털농업을 하게 되면, 가령 지난 1만년 동안의 계절별 농사를 아주 짧은 시간에 해치울 수 있다.

50년 이상 농사를 지은 농부는 작물의 상태만 보아도 무슨 문제가 있는지 그래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경험으로 안다. 그 농부의 눈을 다운로드 하여 디지털화 한 디지털 레시피는 그 어떤 농부가 재배한 작물보다 더 맛있고, 영양분이 풍부할 것이다.

옥수수를 예로 든다면 지금보다 훨씬 작았던 것을 수백 년간 잉카인을 비롯한 원주민들이 개량하였고, 현대 기술이 적용되어 지금 크기의 옥수수가 된 것인데,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유전자편집기술’을 농업에 적용한다면 형질 변경을 통한 더 나은 옥수수 재배기술을 며칠 만에 만들 수 있다.

조만간 이러한 실험들이 현실화된다면 전세계 각 지역의 농산물이 자동차, 비행기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서비스하는, 즉 레시피 데이터가 이동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그 레시피 데이터는 스페인 북부 지방의 토마토, 프랑스 보르도 산 포도, 우리나라 금산 인삼과 같이 농작물 재배에 적합한 모든 기후 데이터를 담은 디지털 상품이 될 것이다. 아직은 엽채류 정도만 재배할 수 있는 광량을 제공하는 수준이지만, 점차 과일까지도 재배가 가능한 시대가 올 것이다.

마치 유명 가수의 노래가 애플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듯이 이러한 농업 레시피에 저작권이 생기고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형태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불과 몇 년 후에 펼쳐질 것이다.

◆ 저자 소개

진교문 사장은 서울대학교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마케팅을 거쳐, 인터넷보안 벤처기업인 싸이버텍홀딩스 창업멤버로서, 그리고 본인이 창업한 국내 최초 온라인교육 벤처기업 아이빌소프트 코스닥 상장으로 두 번의 IPO를 경험하였다.

능률교육, 타임교육홀딩스 전문경영인으로서, 그리고 모바일 및 교육업체의 창업 및 초기투자자로 참여하였고, 현재는 IT기술을 농업에 접목하는 이지팜 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IoT, 빅데이타, 클라우드, 인공지능을 농업에 접목하는 새로운 도전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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