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의 골리 달튼, 男아이스하키 기적의 최후 보루
2018.01.11 오전 8:27
캐나다 출신으로 2016년 귀화, 평창 올림픽 맹활약 기대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남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나서는 대회마다 소위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백지선(51, 영어명 짐 팩) 감독의 리더십이 경기를 치를수록 빛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백미는 지난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치렀던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이었다. 세계 랭킹 21위인 한국은 최강 캐나다(1위)에 2-4로 졌고 핀란드(4위)에 1-4, 스웨덴(3위)에 1-5로 졌다. 모두 평소에는 대전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팀들이었다.



점수만 보면 전형적인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맥없이 무너지는 경기였지만 세부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희망도 감지됐다.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의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애널리스트 그레그 위신스키는 한국을 평가하며 '(캐나다가) 162-0으로 이긴다"고 냉정을 넘어 조롱에 가까운 평가를 했다.


그런데 두 자릿수도 모자라 세 자릿수로 패배를 할 것이라는 당연한 전망은 깨졌다. 25명 중 23명을 NHL 경력자로 구성한 캐나다를 상대로는 2피리어드 10분까지 2-1로 앞서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핀란드, 스웨덴에도 잠깐이지만 리드하는 기회도 있었다. 올림픽만 바라보고 가는 한국 아이스하키의 희망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선전의 중심에는 골리 맷 달튼(32, 안양 한라)이 있었다. 캐나다 출신인 달튼은 NHL 보스턴 브루인스에서 뛰었고 러시아대륙간리그(KHL) 경험도 있다. 2014년 7월 국내 실업팀 안양 한라에 입단해 2016년 1월 특별귀화로 한국 국적을 얻은 골리다.

달튼은 세 경기에서 155개의 유효슈팅 중 143개를 선방했다. 세이브 성공률 92.3%라는 기록을 만들었다. 한국이 만든 골 대부분도 역습이었는데 출발점은 달튼이었다.

달튼의 존재는 상상 이상이다. 핀란드전에서 앞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지만 코칭스태프는 그를 교체하지 않았다. 달튼의 존재 여부에 따라 경기 내용이 달라진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달튼 덕분에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월드 챔피언십에 승격하는 등 위력을 체험해 믿음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달튼은 10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웨이트 트레이이닝장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백지선 감독은 달튼을 대견스럽게 바라봤다.

아이스하키대표팀 관계자는 "달튼이 올림픽이 임박하면서 대표팀에 필요한 사항을 더 꼼꼼하게 요구하고 있다. 선수들에게도 말이 많아졌다. 올림픽에서 제대로 자기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달튼은 자신에게 쏠리는 기대에 대해 차분함을 보였다. 그는 "내 역할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아이스하키는 팀 스포츠다. 한 명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동료들이 도왔기에 내 역할을 충실하게 할 수 있었다"며 모든 공을 팀 전체에 돌렸다.



올림픽은 설렘과 긴장이 교차한다. 한국은 캐나다, 체코(6위), 스위스(7위)와 격돌한다. 넘기 어려운 산이라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지만 "금메달에 도전해보겠다"는 백 감독의 말처럼 홈 응원 열기를 앞세우면 혹시 모를 기적도 나올지 모른다. NHL 선수들이 불참하는 것도 흥행에는 악재지만 한국에는 호재다.

그는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긴장되지만 4년간 준비에 집중했다. 대표팀에서의 내 역할이 있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각오를 다진 뒤 "무릎은 많이 나아졌다. 컵 대회 후 푹 쉬었고 100%로 회복했다"며 정상 컨디션 유지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은 평창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달튼 외에도 테스트위드 등 7명의 귀화 선수가 있다. 조화로운 분위기가 관건이지만 큰 문제는 없다. 상당수가 안양 한라 선수들이라 달튼도 편하게 지내고 있다. 그는 "다양한 배경의 선수가 모였지만 한라에서 뛴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큰 도움이 된다"며 소속팀이 조직력을 대표팀에도 보여주며 기적을 만드는 데 열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진천=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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