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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위원장의 명확한 계획, 韓 축구 회생에 힘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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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연구, 스포츠 과학 발전 등 필요한 부문 제시 '시간이 문제'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아시아 축구 최강국답게 국격에 맞는 세계적인 수준의 지원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판곤(49) 대한축구협회 신임 국가대표 감독 선임위원회 위원장이 홍콩 대표팀 감독 시절 수립, 시행했던 계획을 확대, 발전시켜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실현할 수 있을까.

김 위원장은 8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원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선임위원회 내 5개 소위원회 구성이 골자다. ▲감독 선임 ▲기술분석, 연구그룹(TSG) ▲선수 스카우트 ▲전력 분석 및 정보 수집 ▲스포츠 과학 발전 소위 등으로 나뉜다.

감독 선임은 기존의 기술위원회가 하던 것을 감독 선임위원회가 기술발전위원회와 나뉘면서 권한을 가져왔다. 남녀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 선임을 한다.

그동안 대표팀 감독 선임은 해당 지도자의 명성이나 실력에 중심을 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선수 경력이 국가대표 감독 선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며 선을 그었다. 물론 A대표, U-23 대표팀의 경우 국민적 관심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전체적인 틀의 변화가 감지 됐다는 점이다.

철학이 있는 감독 선임은 대표팀의 부진에 국민 여론이 악화하면서 모든 틀이 흔들리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의지로 연결된다. 이날 김 위원장은 자신의 역할을 단순히 감독 선임이 아니라 테크니컬 디렉터(Technical Director, 기술 감독 또는 설계자 역할)로 규정하며 여론에 휘말려 감독과 동반 책임졌던 과거 사례에 대해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테크니컬 디렉터는 한 사이클을 준비한다"며 4년 단위의 장기 계획에 함께 간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를테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대표팀이 부진해도 다음 월드컵까지 계획대로 대표팀의 틀을 잡아 운영한다는 말과 같다. 젊고 역동적인 인물 기용도 이런 생각과 맥을 같이 한다.

그는 "그런 상황(=대표팀 부진에 따른 사임 압박)이 온다면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대표팀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평가해서 적절하게 대응하고 장기적인 전략과 함께 계획을 설정하는 자리다. 수행 능력을 보여주며 일하겠다.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은 운명으로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축구협회 한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대표팀의 성적에 따라 기술위원장 등의 운명도 함께 결정됐는데 이런 상황을 다시는 반복하지 말자는 공감대가 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세밀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은 임기 보장직이나 마찬가지다. 개인적인 인연이 전혀 없는 홍명보 전무이사가 직접 김 위원장을 선임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독립적인 활동 및 전체의 틀을 잡아가는 분명한 권한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홍콩 대표팀 감독 시절 홍콩축구협회 기술위원장과 테크니컬 디렉터 역할을 맡았다. 홍콩 축구의 전체 틀을 김 위원장의 계획대로 끌고 갔다. 최상위 A대표팀에서부터 하위 유소년까지 적임자를 모두 선임해 일체감을 유지해 나갔다는 뜻이다.

홍콩 축구 발전을 위한 로드맵은 아시아 축구연맹(AFC)의 찬사를 받았다. 이런 과정을 토대로 AFC는 홍콩에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0.5장에서 1장으로 늘려 본선에 직행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찬유엔팅 이스턴SC 감독 등 제자들이 홍콩 리그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클럽팀이 강해지면서 2018 러시아월드컵 3차 예선에서 중국과 비기는 등 진보한 결과물도 가져왔다.

이 모든 것은 기다림 속에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영어에 능통해 영국 출신 축구협회장이나 기술위원들과 소통을 이어가며 발전 전략을 만들었다. 일본 등 다른 국가와의 교류도 지속하며 인재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 기술과 스포츠 과학 등에서 체계가 잡히면서 대표팀이 강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K리그 구단들이 1명 정도 갖추고 있는 피지컬 코치가 2~3명씩 있는 경우도 있다.

물론 김 위원장의 계획을 축구협회 내부와 주변에서 얼마나 보조를 맞추느냐가 중요하다. 김 위원장은 홍콩에서 토론과 설득 등 소통을 가장 많이했다. 한국 축구의 현실을 고려하면 다소 이질감이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방법론은 비슷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시간 소요가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이임생 기술발전위원회 위원장과의 확실한 보조를 강조하며 "한국 축구는 성적에 집착하는 면이 있다. 선수 배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세계적인 축구 흐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축구 재능을 가진 선수를 빨리 발굴해서 집중적으로 교육해야 한다"며 집행부와 공동보조로 발전 계획을 확실하게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최근 전북 현대에서 조긍연 전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을 테크니컬 디렉터로 영입해 팀의 정체성을 잡겠다고 하는 등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수원 삼성도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 축구는 그동안 각 대표팀 따로, 소속팀 따로 등 지도자 개인에 따라 틀이 바뀌는 경우가 잦았다. 선진적인 시스템 도입으로 환경 개선의 여지를 확인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축구협회 다른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계획은 곧 축구협회의 정책과 같다.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전체의 틀을 잡아가며 정책을 수립하겠다. 모두가 유소년부터 A대표팀, K리그까지 기술 발전과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좋은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다. 역할 중복도 없다. 교통정리는 확실하다"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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