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免, 인천공항 철수 카드 만지작…업계 '지각변동' 예고
2018.01.04 오후 5:39
'임대료 갈등'에 오는 2월 인천공항점 철수 고려…신라·신세계 '기회'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임대료 갈등'을 빚고 있는 롯데면세점이 오는 2월 인천공항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양측 간 입장차가 커 임대료 감면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 않은 데다 롯데 측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로 제소해 조정절차를 밟고 있지만, 롯데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면세업계에 상당한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 기준 면세시장 점유율은 롯데(42.99%), 신라(29.51%)에 이어 신세계가 12.2%를 차지했다.

특히 신세계는 지난해 국내 '빅3'에 안착하며 연매출 1조 원을 무난히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롯데는 사드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직격타를 입고 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정부의 미움을 받고 있는 롯데는 지난해 2분기에는 연간 7천억 원대의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부담까지 겹치면서 14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고, 시장 점유율도 같은 해 9월 41.8%까지 밀렸다. 2015년 51.5%에 비해선 10%p 정도 줄었다. 그 사이 신세계는 지난해 9월 12.5%로 7월에 비해 점유율이 소폭 상승했다.

여기에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9월 말부터 진행하고 있는 인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감면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오는 2월 인천공항점 철수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적자 폭이 커지자 기존 고정 임대료를 변동 임대료로 바꿔 줄 것을 공사 측에 요청했으나, 공사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공정위에 이를 두고 제소까지 했다.

롯데는 공사 측이 영업 시작 후 2년 6개월 경과 전에 점포를 철수하지 못하게 한 점, 철수 시 영업 마지막 년도 3개월치 위약금 부과 등의 조건을 내세운 것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공정위는 조정원으로 이 건을 이관해 조정 절차를 밟고 있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롯데 측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롯데가 계약 조건에 따라 다음달쯤 철수 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는 지난 2015년 9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면세점 사업을 시작했으며, 사업 기간의 절반인 2년 6개월이 지난 올해 2월에 철수를 요구할 수 있다. 롯데가 점포를 철수하게 되면 3천억~4천억 원 가량의 위약금을 내야 한다. 당초 계약 기간은 오는 2020년까지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공사와 (임대료 협상과 관련해) 아직 협의하고 있다"며 "2월까지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내부적으론 철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철수를 결정한다고 해도 공사 측에서 이를 받아들여야 하고 4개월간 의무 영업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인천공항에서 나가는 것은 아니다"며 "공정위에서 우리 측의 주장을 받아준다면 소급적용을 받아 철수할 경우 어느 정도 위약금을 감면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 인천공항점 철수 시 시장점유율 변화 클 듯

만약 롯데가 예고한대로 다음달에 인천공항점 철수를 확정짓게 되면 인천공항공사는 다른 사업자 선정에 돌입하게 된다. 롯데에 따르면 인천공항점의 지난해 연매출은 1조 원 가량으로, 소공점(약 3조 원)에 이어 매출 2위를 기록했다. 이는 롯데 전체 매출의 약 20% 정도로, 10조5천56억 원 규모인 전체 면세시장에서도 약 10%를 차지한다.

이로 인해 롯데가 인천공항점을 철수하게 되면 면세업체들의 시장점유율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고된다. 사드 타격으로 롯데가 주춤하고 있는 반면, 신라와 신세계는 사업 확대를 통해 매출이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당분간 국내서 외형 확장의 기회가 없지만 신라는 오는 2월 제주국제공항 면세점을, 신세계는 올 연말 강남점을 오픈할 예정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된다. 특히 롯데가 인천공항에서 운영하던 4개 사업장을 신세계가 모두 맡게 되면 면세점 3사의 점유율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신세계와 신라 양쪽이 사업장을 나눠 운영하게 될 경우에는 두 곳의 점유율이 동반 상승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롯데·신라 '빅2'가 절대적으로 큰 폭의 점유율을 차지하던 시장에서 사드 후폭풍 후 신세계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막강한 3인자로 등장했다"며 "롯데가 인천공항점을 철수하고 사업자 공고가 어떻게 나올 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롯데·신라·신세계의 빅3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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