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예상 못한 외담대 한도 초과…판매자 '발 동동'
2017.12.08 오후 3:42
쿠팡 "매출 급증으로 일어난 해프닝…현재 대부분 해결"
[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쿠팡이 최근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의 한도가 초과해 로켓배송 상품판매자들이 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쿠팡의 신용도나 자금조달능력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총 1천100억원 규모(우리은행 800억원·기업은행 300억원)의 외담대 중 우리은행과 약정한 800억원이 한도 초과해 외담대 지급이 지연됐다.

외담대란 납품업체로부터 물품을 구매한 기업이 물품 구매 대금을 어음으로 지급하는 대신 납품업체가 그 어음(외담대)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제도다. 훗날 외상매출채권 만기가 돌아오면 구매기업이 대출금을 은행에 대신 상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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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과 위메프(100억원) 등 상품을 직매입하는 이커머스기업은 은행과 계약을 맺고 판매자들이 외담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왔다. 이들은 통상 판매자가 상품을 입고하면 50일 후에 구매대금을 정산하는데 판매자 대부분이 중간유통업체인 탓에 자금회전이 원활하지 않으면 사업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판매액이 큰 상위 판매자들은 두 달 가량을 기다려 100% 정산을 받는 것보다 은행에 일정 수수료(3~4%)를 지급하더라도 빠른 시일 내에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예컨대 12월 8일 쿠팡에 100억원(로켓배송 수수료 제외 금액) 어치의 상품을 입고한 A판매자는 내년 1월 말께나 정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외담대를 이용하면 은행수수료를 제외한 96억원을 이달 내에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쿠팡의 외담대 한도가 차면 A는 내년까지 자금을 융통할 길이 막히게 된다.

이커머스에 상품을 공급하는 한 판매자는 "온라인 판매는 트렌드 상품을 시의적절하게 공급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상위 판매자들은 일주일에도 수차례씩 외담대를 받는다"며 "사전 안내도 없이 자금 흐름이 막히면 판매자뿐 아니라 뒷단의 모든 밸류체인이 올스톱하게 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런 점에서 쿠팡이 외담대 한도 초과를 예상치 못한 건 큰 실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이커머스업체에서도 외담대를 쓰고 있지만 한도를 초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쿠팡이 판매자를 은행에 등록해야만 외담대가 가능한데 이 과정에서 외담대 규모가 어느 정도 될지 당연히 알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몰랐다면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최근 쿠팡의 매출이 예상보다 훨씬 크게 성장하면서 기존에 여유 있게 설정한 외담대 한도가 다다르게 된 것"며 "현재는 완전 해소됐다"고 답변했다.

◆쿠팡 신뢰도에 금 갈까…업계 파장 '촉각'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쿠팡의 신용도나 주변상황을 우려해 외담대 한도를 800억원에서 하향조정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한다. 예컨대 재계약 과정에서 한도가 500억~600억원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쿠팡도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더욱이 쿠팡의 담보비율이 업계 통상적인 수준보다 낮은 25%에 불과해 이러한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은 2015~2016년 우리은행에 200억원을 외담대 관련 질권으로 설정했다. 쉽게 말하면 우리은행은 쿠팡으로부터 200억원을 보증금으로 받고 800억원을 대출해주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적자기업이 대부분인 이커머스 특성상 담보비율은 통상 50%에서 최대 100%까지도 달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즉, 우리은행이 과거 쿠팡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쳐 담보비율을 작게 가져갔으나 최근 쿠팡의 자금사정을 고려해 한도를 낮춘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이 경우 담보를 더 늘리면 외담대 한도를 유지하거나 증액할 수 있지만 자금회전율이 생명인 이커머스 특성상 큰 금액을 은행에 묶어두기에는 부담이 컸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의혹에 대해 쿠팡은 적극 부인했다.

어떤 시나리오든 간에 이번 논란으로 쿠팡의 신뢰도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또 쿠팡에 대한 불안감이 이커머스업계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은 판매자 유치 싸움인데, 우수 판매자일수록 자금 융통을 잘해주는 채널에 상품을 공급하려 한다"며 "쿠팡이 외담대를 적절히 처리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판매자들 사이에서 '이러다 쿠팡을 비롯해 위메프·티몬도 불안하지 않겠느냐'라는 불안감이 형성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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