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초대형 선박 수리·개조 조선소 탄생…"연 1조원 매출 목표"
2017.12.07 오후 4:17
삼강엠앤티, 고성조선해양 인수해 '삼강에쓰엔씨' 설립
[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국내에는 대형 선박 수리·개조 전문 조선소가 없습니다. 저희가 STX조선해양에서 고성조선해양을 인수함으로써 국내에서 해 보지 않은 일을 처음으로 해 보려고 합니다. 앞으로 성장 기회는 많을 것입니다."

국내 최초의 초대형 선박 수리·개조조선소가 탄생했다. 삼강엠앤티는 7일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삼강에쓰엔씨의 설립을 통해 선박 수리·개조 사업부문으로 진출한다고 밝혔다.

본래 해양플랜트 설비, 산업·해양구조용 강관을 제조하는 업체인 삼강엠앤티는 지난 9월 유암코(연합자산관리)와 컨소시엄을 맺고 STX조선해양으로부터 고성조선해양을 인수했다. 유암코가 약 750억원, 삼강엠앤티는 22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삼강엠앤티는 고성조선해양의 사명을 지난 11월 삼강에쓰앤씨로 바꾸면서 본격적으로 선박 수리·개조 시장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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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조선 강국으로 꼽히는 한국이지만, 정작 초대형 선박 수리·개조 조선소는 한 곳도 없다. 소형 선박에 대한 수리는 중소 조선사에서 일부 이뤄지고 있지만 대형 선박은 무주공산이다. 그래서 대다수 대형 선사들은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선박 수리·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송무석 삼강엠앤티·삼강에스앤씨 회장이 선박 수리·개조 시장에 진출하기로 한 이유도 이 같은 맥락이다. 송 회장은 "몇 년 전 싱가포르에 갔는데 SK 상호를 단 LNG운반선이 수리를 하러 싱가포르 조선소에 와 있었다"라며 "그 때 우리나라가 왜 선박 수리·개조를 하려고 생각하지 않나, 외국에서 수리를 하다 보면 국부 유출이 되지 않겠나 싶어 가슴을 쳤다"고 말했다.

이후 시장 진출을 결정한 송 회장은 STX그룹에서 고성조선해양이 매물로 나오자 유암코와 손을 잡고 인수를 단행했다. 지난 4월 입찰서를 제출한 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6월 투자계약을 체결한 뒤 9월 신주 100%를 취득하며 인수를 완료했다.

고성조선해양은 최종적으로 지난 11월 회생절차를 마쳤다. 그 동안 기존에 있던 부채는 대부분 해소했다. 송상호 삼강엠앤티·삼강에스엔씨 경영지원부문 전무는 "FI 투자로 인한 455억원의 회사채를 제외하고 부채는 거의 해소했다"며 "지난 9월 기준으로 삼강에스앤씨의 부채비율은 18.6%이고,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20.5%"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운송장비 업종의 평균 부채비율은 211%, 선박건조 업종은 229%에 달한다. 동종업계에 비해 월등히 좋은 부채비율인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고성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이 348%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재무상황이 크게 나아졌다.

송 회장의 목표는 크다. 오는 2022년까지 연간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천억원을 달성한다는 각오다. 지난 2015년 삼강엠앤티는 150억4천만원, 2016년에는 104억9천만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을 감안하면 10배 가까운 성장을 공언한 셈이다.

송 회장은 "삼강에스앤씨의 특화된 초대형 해양 선박 MRO(Maintenance, Repair & Operation) 서비스와 삼강엠앤티의 해양플랜트, 특수선, 강관사업 분야 기술력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특히 선박 개조 시장의 경우 향후 성장 기회가 엄청나다"고 자신했다.

송 회장의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다. 우선 시장 상황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오는 2019년부터 대형 선박들을 대상으로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 설치, 2020년부터는 배기가스(Sox, NoX) 저감장치 설치를 의무화했다. 환경 규제 강화의 일환이다. 같은 맥락에서 선사들의 LNG추진선(LNG를 연료로 운항하는 선박)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이들 요인이 선박 수리·개조 시장의 성장에는 큰 호재다.

자체 경쟁력도 뛰어나다. 송 전무는 "조선소가 위치한 고성은 부산항, 광양항, 울산항, 여수항 등과 2시간 이내로 인접해 있어 대형 선박이 운행 중 효율적으로 수리가 가능하다"며 "호주, 아프리카, 서남아시아발 동아시아 항로의 종착지이고, LNG 수입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한국·중국·일본의 구매 중심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설비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 송 회장은 삼강에스앤씨가 보유하고 있는 도크의 크기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삼강에스앤씨는 전장 430미터, 폭 84미터의 플로팅도크, 안벽 1천38미터, 수심 18미터의 플로팅도크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등 초대형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수리·개조하기에 충분한 크기다. 전체 야드 면적 역시 69만제곱미터(21만평)에 달한다. 송 회장은 "작은 선박에는 관심이 없다. 남들이 하지 않는 쪽을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출범 직후부터 삼강에스앤씨는 폴라리스해운에서 260K VLOC, SM상선에서 8천600TEU 컨테이너선 등 4척의 수리 물량을 수주해 수리 작업에 들어갔다.

이 같은 계획을 토대로, 향후 삼강에스앤씨는 선박 수리·개조 서비스 분야에서 약 6천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숙박 및 관광산업, 선용품 산업 등 지역 산업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송 회장의 유일한 걱정거리는 중국 수리조선소들에게 상대적으로 밀리는 가격 경쟁력이다. 송 회장은 "선박 수리·개조 분야에서는 현재 싱가포르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싱가포르 조선소들보다는 30% 정도 저렴한 비용에 선박 수리·개조가 가능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다만 중국 조선소들의 선박 수리 비용은 우리보다 30% 정도 싼 것으로 추산된다"고 털어놨다.

다만 그다지 큰 걱정은 아니라는 것이 송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중국은 선박 수리는 되고 있지만 선박 개조 시장에는 진출하지 못했다"며 "선박 수리도 수리지만, 선박 개조에 보다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회사 측은 오는 2020년 세계 선박수리시장의 전체 규모가 35조원, 선박개조시장은 65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송 회장은 "수리 및 개조, 특화된 중형선 건조 사업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국내 제조 선박은 물론 해외 수주 물량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3년 후 삼강에스앤씨를 코스피시장에 상장할 것"이라며 "부가가치가 높은 개조 사업 등을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하게 전개하기 위해서는 국책은행 등의 금융지원도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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