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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 신기루' 성남…냉철한 반성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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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 성적 복원하려다 실패, 무엇이 문제였는지 살펴야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한 시즌만에 K리그 클래식으로 복귀를 원했던 챌린지(2부리그) 성남FC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성남은 16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챌린지 준플레이오프에서 아산 무궁화의 정성민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4위로 준PO에 오른 성남은 한 골 승부에서 밀리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전통의 명가 성남 일화에서 시민구단으로 전환 후에도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에 진출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냈던 성남은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강원FC에 원정 다득점에서 밀리며 2무승부를 기록하고도 강등됐다.

감독이 공석인 상태로 승강 PO를 치렀지만 실패였다. 강등을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구단 대표이사의 책임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특별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구단은 쇄신을 위해 외부 전문가들이 섞인 선수강화위원회를 만들었지만 큰 영향력은 없었다. 보통 시민구단은 선수단 구성에 있어 외부 입김이 거세다. 성남은 이 부분을 방지하기 위해 강화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옥상옥이었다.

선수단 구성만 놓고 보면 재승격에는 무리가 없어 보였다. 클래식 경험이 풍부한 김동찬, 김두현, 장학영, 안상현 등 노련한 자원들이 모든 포지션에 섞여 있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오장은을 비롯해 부상자가 속출했고 출발도 원활하지 못했다. "초반 10경기가 좋지 않았다"는 박경훈 감독의 표현대로 챌린지를 너무 편하게 봤던 성남은 개막 10경기 1승 3무 6패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상대는 거세게 달려드는데 성남만 클래식에서의 여유를 버리지 못하다가 속된말로 된통 당했다.

최종 순위에서 아산과 성남의 승점 차는 단 1점에 불과했다. 2위 부산과는 15점이었다.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준PO를 치르려 했다면 10경기에서 1승만 더 추가했어도 됐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고 무조건 클래식 복귀를 원했던 구단의 단기적인 목표 설정은 무리수이자 신기루였다. 알면서도 2010년 제주 유나이티드의 준우승을 이끌었던 박경훈 감독이 마법을 부릴 것처럼 포장했지만 현실은 냉랭했다.

지난해 12월 박 감독이 선임된 뒤 가장 먼저 만난 문제가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의 일본 J리그 이적이었다. 선수단 구성으로 머리가 아팠던 박 감독은 구단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구단은 선수단 구성은 박 감독의 고유권한이라며 뒤로 물러섰다. 박 감독의 설득으로 황의조 재계약을 이끌었지만 결국 여름 이적 시장에서 감바 오사카로 향했다.

아산전에서도 뛰었던 흘로홉스키를 제외하면 외국인 농사까지 실패해 공격 대신 실리 축구로 전환하며 시즌을 운영했다. 공격력은 38득점에 그쳤다. 10개 구단 중 안산 그리너스 다음으로 득점력이 떨어졌다.

무조건 재승격을 바랐던 구단의 비현실적인 목표 설정과 '현장'으로 대표되는 선수단의 상황이 어긋난 셈이다. 2015년 야심 차게 창단한 기업구단 서울 이랜드FC도 3년째 승격에 실패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성남은 냉철하게 참고해야 한다.

한 시즌 만에 박 감독에게 모든 것을 해내라는 것은 무리였다. 박 감독은 지난달 고(故) 조진호 부산 아이파크 감독 빈소에서 '조이뉴스24' 기자와 만나 "감독이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 K리그는 그렇지 않다. 감독 목숨이 파리 목숨인 이유다"며 처음 경험하는 챌린지의 고충울 토로했다.

아산전에서 다시 만난 박 감독은 "나도 챌린지는 처음이었다. 그래서 리그 스타일도 막상 부딪히면서 클래식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챌린지는 많이 뛰는 축구를 하더라. 상대의 뛰는 축구를 완벽하게 깨뜨릴 점유율을 갖거나, 상대를 체력적으로 눌러야 하지 않나란 생각이 든다"며 시행착오를 고백했다.

목표를 세우고 이루려면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여 한다.

조이뉴스24 아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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