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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비' 고두심X김성균 "정성들여 따뜻하게 만든 작품"(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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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심X김성균, 스크린 밖에서도 끈끈한 母子 호흡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특별한 엄마와 아들 이야기가 관객을 찾았다. 영화 '채비'의 전개는 드라마틱하지 않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감정은 켜켜이 쌓여 어느 순간 슬픔으로 폭발되는 작품이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고두심과 김성균은 '채비'(감독 조영준, 제작 26컴퍼니) 개봉을 앞두고 라운드 인터뷰를 가졌다. 함께 자리에 참석한 이들은 영화에서 그려낸 것처럼 인터뷰 내내 끈끈한 모자 호흡를 자랑했다.

'채비'는 30년 내공의 프로 말썽쟁이 인규(김성균 분)를 24시간 케어하는 프로 잔소리꾼 엄마 애순(고두심 분) 씨가 이별의 순간을 앞두고 홀로 남을 아들을 위해 특별한 체크 리스트를 채워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다.

먼저 고두심은 제목 '채비'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그는 "처음엔 '(굳이) 채비라고 해야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를 찍으면서 그리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맞는 영화 제목이었다. 사람이 만나면 헤어짐도 있기 마련이다. 이런 과정 모두가 채비일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사람이 숨 쉬면서 하는 일 모두를 채비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제목도 그런 의미라고 생각했어요. 죽는 날을 정해놓은 의미로 채비라고 하는 것보다요. 빠른 속도에 따라가지 못해 분한 핑계일 수 있지만(웃음) 빨리 무언가를 해서 잃어버리게 되는 것도 너무 많아요. '채비'는 따뜻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한 숨 쉬었다가 갈 수 있는 영화예요. 정성들여 따뜻하게 만들었어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누구나 한번 뒤돌아 볼 수 있는 영화죠."

김성균은 '채비'에서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지적 장애 아들 인규 역을 맡았다. 그는 "처음에 아이돌 출신의 배우를 인규 역할로 상상했다. '예쁘게 생기면 미운 짓을 해도 귀엽고 예쁘게 보이겠구나, 나 같이 생기면 쥐어박고 싶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처음엔 너무 뻔한 스토리와 예상한 대로 흘러가는 전개라서 대본을 두 번 내려놓았어요. 그런데 제 부인이 대본을 읽고 펑펑 울더라고요. 아내가 '감독님이 (감정을) 기교 없이 정공법으로 쌓는다. 여기에서 주는 울림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어요 대본을 다시 읽어보니 그런 것도 같았죠. 또 동시녹음을 하는 형님이 한 분 있는데 그 분도 '돈 안 받고 이 영화를 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걸 보고 '내가 시나리오를 볼 줄 모르나보다' 했죠.(웃음) '채비'는 감독님이 진심을 다해 만든 작품이고 그런 진심이 통하는 영화이지 않을까 싶어요."

고두심은 지적 장애 아들을 연기한 김성균의 연기력을 칭찬했다. 그는 "저는 엄마 역할을 참 많이 해와서 여기에 알파만 조금 붙이면 됐다"고 겸손하게 말하며 "하지만 성균 씨 역할은 더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성균에 애정을 드러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출연한 성균 씨를 봤을 때 참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얼굴이 잘생기지 않는데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잘하나' 싶었죠.(웃음) 또 '응답하라 1988'에서 성균 씨는 아버지 역할을 하더라고요. 그것도 어울렸어요. '저 남자 내공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좋은 배우네'라고 생각했죠. 어떤 인연으로 만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함께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채비'는 유쾌하지만 동시에 슬픔이 저변에 깔린 영화다. 고두심은 영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울먹거렸다. 그는 "이 영화를 본 사람들 모두 다른 지점에서 울었다. 사람마다 다른 구석에서 슬픔을 갖게 되더라. 그게 특이했다"고 말했다. 고두심이 가장 슬펐던 장면은 무엇일까. 고두심은 지적 장애 아들을 둔 엄마로서 겪게 되는 슬픔을 말했다.

"아들 인규는 장애인이에요. 그래서 (딸) 결혼식에 안 데려갔어요. 창피하니까요. 지금도 그 장면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지적 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으면 엄마로서 그런 자리에 안 데려가고 싶을 수 있잖아요. 그 생각을 하니까 너무 눈물이 난 거죠. 전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고두심은 영화 속 아쉬운 지점도 조심스럽게 밝혔다. 그는 "방에 연탄불을 피우는데 아들 인규가 잠에서 깨서 수포로 돌아가는 신이 있다. 아들(김성균)과도 이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장면이 극적으로 덜 표현된 것 같아 약간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아들을 두고 내가 먼저 가느니 같이 가자', '내 손으로 죽이고 나도 가는 게 낫지'. '뒷바리지 해주는 내가 없는데 아들이 어떻게 혼자 걸어갈까' 이런 생각을 하면 끔찍했다"고 말했다. 김성균은 "고두심 선생님이 '테이프를 쭉쭉 뜯어 붙여야 했는데'라고 말하더라. '엄마 무서워요'라고 했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인터뷰 내내 고두심과 김성균은 서로의 의견에 맞장구쳤다. 김성균은 "고두심 선생님과 호흡이 잘 맞아 짜릿함을 느꼈다. 다음 촬영이 기다려졌다"며 "'채비' 촬영 전에 선생님을 봰 적이 없다. 오늘 처음 만나서 (손바닥으로) '푸른하늘은하수'를 하는데 완벽하게 그리고 재밌게 잘 맞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고두심은 "정말 현장이 기다려졌다. 촬영하는 두 달 반 동안 밤을 새고 다시 현장에 나오라고 하면 '집에 보내지 말고 그냥 여기에서 자는 게 어때'라고 했다"며 화답했다.

김성균은 고두심의 조언 한 마디에 연구했던 캐릭터의 톤도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채비'를 위해 '엄마와 클라리넷' 같은 다큐멘터리 영상도 봤다. 그런 영상에서 엄마와 장애가 있는 친구가 보내는 즐거운 일상을 많이 들여다보려고 했다. '감독님도 이런 지점을 보고 (시나리오를) 썼겠구나' 싶었다. (영상 속 장애인 아들이) 반찬 투정을 하고 싫은 바지를 입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이 우리 6살 아들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을 많이 참고 했다"고 입을 뗐다.

"처음에 저는 정말 무겁게 인규 캐릭터를 잡았어요. 그 생각으로 첫 촬영에 가서 영화 속 복지관 장면을 찍었죠. 그런데 고두심 선생님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신 사납게 무언가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조언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렇게 해봤는데 그림이 딱 맞았어요. 그 날부터 인규 캐릭터를 확 바꿨어요. 몇 개월 캐릭터에 대해 고민한 것보다 그날 고두심 선생님과 호흡을 맞췄던 게 영화의 전체 톤이 됐어요. 너무 감사했죠."

김성균은 "연기는 기술적인 것도 있지만 배우의 성품에서 나오는 게 많다. 고두심 선생님을 보면서 많이 보고 깨달은 게 있다. 선생님은 성품이 좋으니까 엄마 역할도 잘하신다. 현장에서 고민 상담을 하면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해준다. 제가 배우로서 얼마나 갈지 몰라서"라고 웃으며 말했다. 고두심은 김성균에게 "잘할 수 있다. 잘할 수 있어"라고 거듭 격려했다.

김성균은 귀여운 모습의 몇몇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그런 인물을 연기하는 데 재미를 느끼냐는 질문에 김성균은 "'채비'의 인규, '응답하라 1994'의 삼천포 같은 캐릭터들이 좋다"고 웃으며 답했다.

고두심은 "김성균은 웃는 모습이 귀엽다. 여러가지를 연기할 수 있는 좋은 배우"라고 말했다. 김성균이 "제 주위 사람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데"라고 맞받아치자 고두심은 "다 해. 사람들은 김성균의 본질을 다 알고 있으니까"라고 훈훈하게 답했다. 김성균은 "본질은 인규에 가깝다"고 웃으며 말해 현장 분위기를 끝까지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한편 '채비'는 지난 9일 개봉, 현재 극장가에서 상영 중이다.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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