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거리행진 "文정부 뭐하나"
2017.11.13 오후 2:17
피해자·시민단체 회원 50여명, 광화문 정부청사서 SK앞까지 가두시위
[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3개월째 아무 대책이 없다. 언제까지 피해자들이 이 추위에 나와 호소해야 하느냐"

5도의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린 13일 정오께.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후문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시민단체 회원 등 50여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내 아이를 살려내라', '특별법을 제정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노란색 조끼를 입고 문재인 정부의 가습기살균제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8월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피해자들을 불러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셨고 그때 피해자들은 감격스러워 제대로 말도 못 했다"며 "그런데 지금까지 달라진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까지 정부에 신고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총 5천906명이다. 그중 사망자는 1천275명으로 21.6%에 달한다. 문제는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잠정 피해자는 더 많다는 것이다. 제품에 노출된 소비자만 400만명이고 이중 10%가량인 50만명은 이미 병원치료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의 연구용역 결과를 확인하고도 여전히 공식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정부가 조속히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피해자들을 적극 찾아 진상규명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장·차관들로부터 가습기살균제 문제 해결의 의지와 구체적인 대책을 들을 수 없었다"며 "문재인 정부 이전에 만들어진 구제법에 따라 가해 기업이 낸 기금을 사용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때의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내팽개친 사실이 확인됐지만 문재인 정부의 개혁 아이콘이라 자처하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이를 바로잡으려 하지 않고 있다"며 "환경부와 공정위의 이러한 흐름은 문 대통령의 사과와 해결 약속의 진의를 의심하게 한다"고 꼬집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강은 씨도 "문재인 대통령이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는데 정부는 3개월 동안 아무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며 "추운 날씨에 언제까지 피해자들이 이렇게 나와서 목소리를 외쳐야 하는지 서글프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들은 각종 현수막과 손팻말을 들고 광화문정부청사에서 광화문 사거리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뭐하느냐, 대통령 약속 이행하라', '환경부는 참사 해결의 종합대책 제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민들에게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현황 등의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나눠줬다.

거리행진 후 이들은 서울 종로구 SK본사 앞에 모여 가습기살균제 피해 진상규명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SK는 살균제 제품 피해를 인정하고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며 "참사 주범인 대한민국 재벌들을 형사처벌하고 국회는 조속히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을 개정하라"고 주장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관련기사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