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트럼프 방한에 초조한 세탁기 업계
2017.11.09 오전 6:17
무기 구매, 대미 투자 확대한 만큼 국익 보호 앞장서야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지난 6일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LG전자 창원R&D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털어놨다. 외국산 세탁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여부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땅을 밟고 있는 가운데, 전자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역 적자 해소'를 골자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압박이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제조치 최종 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하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구제조치 표결 절차에도 영향이 갈 수 있다. 이미 ITC는 자국 세탁기 산업이 피해를 입었다는 만장일치 판결을 낸 상황이다. 업계에서 세이프가드 발동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는 이유 중 하나다.

최악의 경우에는 세탁기 완제품뿐 아니라 공정에 필요한 핵심 부품에도 50% 관세가 붙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공장을 미국에서 돌리더라도 비용이 새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수입쿼터제가 발동돼 수입량이 제한된다면 상당한 수량의 물건들은 당장 갈 곳이 없어진다.

세탁기뿐 아니라 청소기 등 다른 가전품목에 대해서도 현지 업체가 ITC에 세이프가드를 요청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프리미엄 가전 시장인 미국에서 국내 브랜드의 입지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 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연설에서 FTA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가 미국산 무기 구매를 약속하면서 실리를 챙겼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도 대미 투자에 예정보다 큰 돈을 풀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만큼, 정부는 국내 핵심 산업인 전자업계 보호에 더 적극적인 태도로 앞장서야 한다. 오는 21일 발표되는 ITC의 표결 결과에 따라 정부가 업계와 함께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 지 이목이 집중된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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