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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 금융권 채용비리…취준생들 '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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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서 시작된 채용비리 사태 확산

[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지난해 금융감독원에서 시작된 채용비리 사태가 금융권 전반을 들썩이면서 알음알음 전해진 금융권 채용비리의 민낯을 드러냈다. '금수저'에게만 열린 문이었던 '신의 직장'들의 실태가 밝혀진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채용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는 본격적으로 진행중이다.

검찰은 지난달 22일부터 두 차례에 걸쳐 금감원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25일에는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자택과 집무실, 김성택 수출입은행 부행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김 회장은 2015년 10월 금감원 채용시험에 응시한 김 부행장의 아들 A씨가 합격하도록 이모 전 금감원 총무국장에게 청탁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국장은 김 회장의 청탁을 받고 채용인원을 늘려 A씨를 필기합격시켰으며, 면접에서도 높은 점수를 줘 최종 합격시켰다.

금감원의 채용비리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에는 김수일 전 금감원 부원장과 이상구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임영호 전 국회의원의 아들인 임씨를 금감원 변호사 채용에 합격하도록 특혜를 줬다.

채용 평가항목과 배점기준을 유리하게 변경해 임씨를 서류전형에 합격시키고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하게 했으며,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각각 징역 1년과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채용비리는 민간은행에까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지난해 하반기 신입직원 채용과정에서도 특정 지원자에 대한 특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은행이 거액을 예치한 고객의 자녀나 국정원, 금융감독원 등 사정기관 직원의 자녀들 20여명이 채용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금융권의 채용비리는 퇴직 후에는 '낙하산 인사'로까지 이어진다. 산업은행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퇴직 임직원 124명이 산업은행이 지분을 갖고 있거나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기업에 재취업했다.

◆청와대, 채용실태 특별점검 지시

잇따라 불거진 채용비리 사태에 청와대도 칼을 빼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공공기관 채용 비리 근절 대책으로 법령 개선과 감독체제 정비, 적발 및 처벌 강화를 논의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오는 11월30일까지 기재부 주관 공공기관 채용실태를 특별점검할 예정이다. 임원의 채용청탁·부당지시 및 인사부서의 채용업무 부적정 처리 여부, 채용계획의 수립·공고, 서류·필기·면접 전형 등 프로세스별 운영실태 등을 조사하게 된다.

금감원은 지난 19일 은행권 감사담당자들을 불러 우리은행을 비롯해 전 은행권에 채용절차를 자체 감사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오는 30일 국회 종합감사에서 우리은행 채용절차 감사 결과에 대한 답변을 할 예정이다.

금융공기업과 금융회사들은 높은 연봉과 복지조건으로 취업지망생들에게는 '신의 직장'이라고 꼽히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공채에 1만7천여명이 지원해 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도 올해 공채에서 57명 모집에 2천768명이 지원해 49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일반 취준생들에게는 '바늘문'인 금융권 취업이 이른바 금수저들에게는 '프리패스'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허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다.

한 취업준비 카페 회원은 "이러니 갈 사람들이 못 가는 것 아니냐"며 "자격증 시험을 준비중인데 이럴 때 정말 힘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금융권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다. 한 금융회사 직원은 "금융사 신입직원 채용 시 예탁 자산이 많은 고액자산가 자녀를 우대한다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라며 "영업실적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합리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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