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국감, 치열한 여야 '법인세 인상' 공방(종합)
2017.10.20 오후 4:56
김동연 부총리 "2척억 이상 해당기업은 0.04%에 불과"
[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한국경제에 구멍을 내는 일이다" vs "경제성장의 과실이 흘러가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조세부문 국정감사는 '법인세 인상'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지만, 고성과 질책보다는 통계와 자료를 통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국감이 20일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됐다.

이날 국감에서는 한국의 법인세가 이미 높기 때문에 법인세 인상이 필요하지 않는 야당 측의 주장과 실제 기업들이 높은 세율을 부담하고 있지 않아 더 올려야 한다는 여당의 주장이 맞섰다.

기재부는 지난 8월 기업소득 2천억원이 넘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키로 한 세법 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부의 법인세 인상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도 높다"며 "OECD 법인세 평균은 22.5%이고 현재 한국은 20%인데 일부 기업에 대해 25%로 올리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비율 역시 한국이 OECD 평균에 비해 높다는 설명이다.


또한 상위 1%를 버는 기업이 법인세의 75%를 부담하고 있고, 상위 10% 법인은 91.8%로 거의 대부분을 부담하고 있어 부담이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법인세 인하 경쟁중인데 우리만 역주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OECD 국가들의 대부분의 법인세 과표구간이 단일세율로 인 것에 비해, 한국은 4단계로 나눠져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기업 규모별 법인세 실효세율을 보면 대기업에 대한 공제 축소로 10대기업은 2013년에서 2016년 15.6%에서 19.0%로 이미 3%p 올라 실질적인 기업 증세 조치가 이뤄졌다"며 "세수가 부족한 것도 아닌데 왜 지금 시점에서 법인세를 인상하려는 것이냐"고 질책했다.

반면 여당은 한국 기업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법인세 비율은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8년 법인세율 인하 후 대기업에 대한 실효세율은 21.8%에서 2016년에 17%로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기업소득은 증가했지만 기대했던 낙수효과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국민총소득(GNI) 대비 기업소득은 2008년 18.6%에서 20.0%로 늘었지만 가계소득은 57.7%에서 56.9%로 오히려 줄었다.

김 의원은 "기업의 세 부담이 높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기업이 많이 벌기 때문"이라며 "한국 법인의 영업잉여 비중은 17.7%로 다른 나라보다 높으며, 법인세 부담과 사회보장기여금 고용주 부담을 같이 고려하면 우리 기업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주요 20개국(G20)의 법인세 평균은 한국을 제외하면 25.9%로 과세표준 2천억원 초과 기업에 대한 법인세율을 25%로 올려도 G20 평균보다도 낮다고 지적됐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많은 국가가 법인세를 인하한 것은 사실이지만 19개국은 동결하고 5개국은 인하하는 등 한국과 경제규모와 소득수준이 비슷한 나라는 평균 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경제규모가 유사한 나라에 비해서도 다소 낮은 세율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인세율 인상 대상인 2천억원 이상 기업은 129개 기업으로 전체 34만개 중 0.04%에 불과하다"며 "극히 일부 기업에 대해 인상을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부총리는 "지금 초과세수가 17조원이 더 걷혔는데 이는 당초 경제예측이나 세입예산 계산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초과세수가 많으니까 지금의 양극화나 저성장 문제를 탈피하기 위한 재원을 확보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답했다.

아울러 "법인세 인상 외에 혁신성장이나 기업 기살리기를 위한 여러 가지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충분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이코스' 전자담배 세율 90%로 인상 의결

이날 김 부총리는 국감을 통해 오는 24일 발표 예정인 가계부채 종합대책은 증가세를 한 자릿수로 막기 위한 총량관리 방안과 상환불능 취약차주에 대한 맞춤형 대책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에 대해 기준 노인연령 인상이나 러시아워 요금 적용 등을 포함한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재위는 오후에 국감을 중단하고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하는 세율을 일반 담배의 90%로 인상하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전자담배는 지난 6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등이 출시된 이후 소비가 급증해 적정세율의 조기확정이 필요하다고 지적됐었다.

김 부총리는 "해외에서도 전자담배는 출시 초기단계로 국제과세 미정립상태지만 대체적으로 과세수준은 30~80%"라며 "가장 많은 전자담배를 소비하는 일본의 세율이 일반 궐련 대비 80%인 것 등을 감안해 90% 과세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감 시작에 앞서서 이날 기재위에서는 필립모리스의 허위자료 제출에 대한 비난이 거셌다. 지난 8월 기재부가 필립모리스의 자료를 토대로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는 일본의 전자담배 세금 비중이 일반담배의 30%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81.6%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일우 필립모리스 대표는 이날 국감 증인으로 체택됐으나 해외 출장 출국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종구 바른정당 의원은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의 세율인상을 막기 위해 허위자료를 전체회의 석상에 배부하고 계속해서 위원회를 농락하고 있다"며 "정 대표를 불러 청문회를 하든지 감사원 감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