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 않은 금리 인상…가계부채 잡힐까
2017.10.20 오후 5:17
금리 인상 시사한 한은…가계부채 종합대책도 24일 나와
[아이뉴스24 이혜경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오는 24일 정부가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1천4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이번에는 잡힐 것인지 관심이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지난 7월말 기준 1천439조원으로 집계돼 있다(한국신용정보원 자료).

한국은행은 지난 19일 기준금리를 1.25%로 16개월째 동결했다. 그러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완화를 줄여나갈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돼 있다"는 발언을 내놓고, 6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자는 소수의견이 금통위원 사이에서 처음으로 나왔다는 소식까지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기가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금통위가 사상 최저수준의 기준금리 동결을 이어온 배경에는 연일 사상 최대규모를 경신하는 가계부채가 당국의 발목을 잡고 있던 탓이 작지 않았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가 개선되며 미국이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자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역전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고금리를 찾아 한국을 떠날 외국인 자금 유출 방지 차원에서 우리도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시기가 온 것이다.


문제는 국내 경기가 얼마나 호전될지, 가계부채 차주들이 금리가 올랐을 때 늘어난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인데, 한국은행은 전날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0%로 0.2%p 상향조정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일 간담회에서 "종합적으로 보면 내수가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기 회복세에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물가 안정에 신경 써야 하는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이런 경제상황에서는 금리 인상의 여건이 무르익었다고 본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 조짐…대출금 이자 부담도 꿈틀

그동안 저금리의 혜택을 봤던 차주들 입장에서는 이제 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에 대한 이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0.25%p 올리고 기준금리 상승분이 전부 대출금리에 반영될 경우 연간 2조3천억원 이자가 더 부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 다만 금리 상승으로 인한 대출금리 변동 폭은 개별 가계차주의 신용위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처럼 기준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가 오는 24일 발표할 가계부채 종합대책 내용도 관심거리다.

정부가 지난 8월2일 강도 높은 부동산 종합대책(8.2 대책)을 발표하며 주택 담보대출비율(LTV) 및 소득대비부채비율(DTI) 규제 강화 등에 나선 상태다.

이번 가계부채 종합대책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단계적 도입, DTI 산식 개선 및 적용대상 확대(신DTI), 자영업자·취약차주에 대한 관리·지원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20일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총량관리와 취약차주 지원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두 자릿수 증가중인 가계부채 증가세를 한 자릿수로 막을 수 있는 전반적인 방법과 취약차주 중 상환불능에 있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대책을 준비중이라는 설명이다.

◆"한국 가계부채 위기감, 과도하다" 시각도

한편, 가계부채가 국내에서 사상 최고수준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이 큰 편이나, 일각에서는 과도하게 위기감이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분기말 기준 가계부채는 1천388조원으로, 이는 2016년 국내총생산(GDP)의 84.8%를 차지한다.

현대차투자증권의 김진상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비율은 고유의 특수성(높은 소규모사업자(SOHO)/자영업자 비중, 이에 따른 대규모 지하경제, 부동산에 집중된 개인자산)에 상당부분 기인한다"며 "이를 고려하면 한국의 상대적 가계부채 부담은 보기만큼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소호대출의 높은 담보율, 고정금리부·원리금동시상환 대출 비중 제고, 안정적인 자산건전성 지표(비은행 포함)는 가계 부실화 가능성을 제한한다는 판단이다.

총부채상환비율(DTI) 비율은 가계부채 증가와 함께 상승 중인데, OECD 가입국 평균 DTI 비율(128%)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평균 DTI 비율은 153.3%다. 이는 가처분소득 증가는 둔화된 반면 가계부채 증가율은 상승한 결과다.

김 애널리스트는 "소호 대출은 80%가량의 담보비율(담보+보증)로 이뤄져 있고 연체율 또한 지속 하향 추세에 있어 건전성이 양호하고, 대출 잔액은 증가 추세에 있으나 꾸준한 대출태도 강화로 연체율과 대손비율은 지속 하락중"이라며 "시중금리가 상승한다고 해도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 총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의 대출 비중은 감소중이라는 점도 부실 가능성이 낮은 배경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소득분위별 대출성장률은 3분위>5분위>4분위>1분위>2분위 순으로 높았고, 2분위의 경우 역성장하며 비중이 감소했다. 1분위가 가장 소득이 낮고, 5분위로 갈수록 소득이 높다.

김 애널리스트는 "주택담보대출 역시 고소득층 위주로 이뤄지고 있으며, 시중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비율 및 연체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