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비껴갔던 국감 '칼날'…확률형 아이템 집중포화
2017.10.19 오후 6:13
교문위 위원들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잇따라 지적
[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최근 성장 약세로 인해 한동안 국정감사의 '칼날'을 비껴갔던 게임업계가 올해는 '된서리'를 맞았다.

국내 이용자들이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한 확률형 아이템이 도마 위에 올라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은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을 연이어 지적하는 한편 게임사들이 시행 중인 자율규제 무용론을 들고 나섰다.

더불어 게임업계가 월 50만원으로 제한된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를 폐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도리어 확률형 아이템에 따른 사행화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모바일 게임 역시 결제 한도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정감사에서 나오면서 향후 추이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지적은 지난 13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부터 시작됐다.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신동근 의원은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을 예로 들면서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커츠의 검'을 획득할 확률은 로또 2등에 당첨될 확률에 준한다"고 지적했다.


'커츠의 검'은 '켄라우헬의 무기 상자'라는 확률형 아이템을 유료로 구매할 경우 0.0001%의 확률로 획득할 수 있다. 이는 경마 삼쌍승식(말 10마리가 경주에 출전할 경우 1~3등을 한번에 맞히는 방식) 적중확률 0.139% 카지노 슬롯머신 잭팟 적중확률 0.0003%보다도 낮은 수준이고 로또 2등에 당첨될 확률과 같다.

신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은 우연성에 의한 아이템의 획득이 핵심 메커니즘으로, 쉽게 말하면 '꽝이 없는 뽑기'와도 같다"며 "이처럼 확률형 아이템은 근본적으로 사행성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확률형 아이템으로 '커츠의 검' 이외의 다른 아이템을 얻을 수 있지만, 통상 확률형 아이템을 구입하는 심리는 아주 희귀하고 성능이 좋은 아이템을 얻길 바라는 만큼 로또 1등이나 잭팟을 노리는 도박 심리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게 신 의원의 설명이다.

신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업계의 자율규제에 일단 맡겨보자는 입장"이라며 "현재 업계 자율규제안은 확률형 아이템의 구성비율을 명확히 공개한다는 점에서 이용자 선택권을 확대했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사행심 조장'이라는 근본적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개선방안도 없다. 이대로 업계 자율규제에만 맡겨두는 것은 문체부의 업무태만으로, 합리적으로 관리감독할 방안을 조속히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19일 진행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 국정감사에서는 더욱 강도 높은 지적이 나왔다. 이날 교문위 손혜원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은 도박으로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모바일을 통해 도박을 경험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모바일 게임에도 결제 한도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우리나라 게임사들이 확률형 게임에만 빠져 제대로 된 게임은 만들지 않고 있다"면서 "모바일 게임 (결제 한도) 리미트는 반드시 정해져야 하고 게임사들이 더이상 확률 게임에 매몰되는 상황을 지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의원은 국내 주요 게임사 대표들을 증인으로 요청했으나 나오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리면서 "(확률형 아이템) 관련 자료를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에 요청했는데 영업비밀이라며 안주더라"며 "매출 대비 확률형 게임의 비중이 어느 정도 되는지 자료로 받아달라"고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장에 요구하기도 했다.

곽상도 의원 역시 게임업계가 주도해 진행 중인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곽 의원은 "게임 시장 활성화는 분명히 필요하지만 정부가 모든 것을 업계의 자율규제에 기대는 자세는 국민들에 대한 방임행위에 불과하다"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경우 적절한 규제와 계도를 통해 선순환 구조를 정부차원에서 이끌어 줘야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게임사들의 핵심 수익모델로 손꼽히는 확률형 아이템은 개봉시 일정 확률에 따라 여러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가리킨다. 이는 일부 고성능 아이템의 습득 확률이 1% 미만으로 낮아 반복 구매를 유도하는 등 과소비 및 사행화를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게임업계는 습득률을 공개하고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꽝'을 배제하는 등의 내용을 다음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강령을 올해 7월부터 시행 중이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