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자율주행 기술 성장률 높지만, 'SW·경험' 부족"
2017.10.19 오후 3:44
시장 선점 위한 노력 필요, HW에서의 전환 급선무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삼성 또는 LG 등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한국이 의미있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발짝 늦다. 기존과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로의 전환을 이뤄야 한다. 축적하는 경험이 많을 수록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제레미 칼슨 IHS마킷 자율주행 담당 수석연구원은 1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기자와 만나 최근 부상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한국이 유의미한 성장률을 기록하고는 있으나, 업계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다각도의 인식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차 발전 단계에 대해 다양한 표준들이 구축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유럽 시장에서의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에서 구분한 레벨0에서 레벨5까지 구분한 자율주행차 발전 단계가 쓰이고 있다. 대체적으로 4단계에서부터 자율주행이 실행됐음을 의미하며, 5단계는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로 구분된다.

업계에서는 현재 자율주행차 단계로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자율주행차량을 출시했다고 발표하는 대부분이 3단계 미만의 자율주행이 실현된 사례다.



칼슨 수석연구원은 "자율주행 기술은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2030년이나 2040년이 돼야 진정한 자율주행이 실현된다. 대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단기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이미 많이 실현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DAS의 분야의 경우 한국은 글로벌 대비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ADAS 유닛 성장률을 연평균성장률(CAGR) 기준으로 살펴보면 글로벌은 16.5%임에 비해 한국은 16.9%로 소폭 높다. ADAS 부분에서 주차도움을 제외한다면 글로벌은 24.3%지만 한국은 29.5%로 높은 편에 속한다.

향후 2020년부터 2023년에도 한국의 성장률은 글로벌 대비 눈에 띈다. 이 기간동안 레벨2에서 레벨3단계의 자율주행과 관련된 운전 시스템의 글로벌 연평균성장률은 33% 수준이다. 한국은 중국과 함께 높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은 동일 단계에서 60%에 달라는 성장률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의 경우 85% 수준이다.

하지만 성장률이 아닌 규모면에서는 한국이 뒤쳐지는 게 현실이다. 소프트웨어 파워도 약하다. 자율주행차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역량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소프트웨어 솔루션 또한 기존보다 더 높은 지위를 가지게 된다.

구글 웨이모가 이러한 점을 잘 말해준다. 자율주행과 관련한 데이터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이 시장에 빠르게 뛰어든 구글은 자율주행과 관련된 데이터를 공개해오고 있다. 구글이 웨이모를 통해 지난해 자율주행을 테스트한 거리는 63만5천868마일에 달한다. 이 중 자율주행 모드를 해제하고 수동으로 전환된 사례가 124회다. 약 5천128마일정도를 수동으로 운전하게 됐다. 확률상으로는 꽤 적은 수치다.

핵심은 무엇 때문에 자율주행모드가 해제됐는가다. 가장 큰 문제는 소프트웨어 문제로 인해서다. 약 41.1%가 이로 인해 수동모드로 전환됐다. 공사구간이나 엠뷸런스 등으로 인한 비상상태에서 자율주행이 해제된 경우는 3% 수준에 불과하다. 그만큼 소프트웨어 역량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에길 율리우슨 IHS마킷 인포테인먼트&ADAS 리서치 담당 이사는 "자율주행에 있어 소프트웨어는 매우 중요하다. 다수의 경험을 통한 테스트 결과가 다량 축적돼야 한다"며, "일반도로에서 테스트를 진행할수도 있지만 실제 도로 테스트 결과를 컴퓨터로 가져와서 가상 테스트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가상에서는 매일 800만마일을 달릴 수 있다.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율리우슨 이사에 따르면 자율주행차를 설계할 때 드는 R&D 비용은 지난 2010년 235달러였지만 2030년에는 774달러로 약 3배 가량 오른다. 차량을 제조할 대도 2010년에는 56달러의 로열티를 지불하지만 2030년에는 297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시장에서 차량이 판매될 때는 2010년 292달러의 가치를, 2030년에는 1천71달러의 가치를 지닌다. 운전자가 차량을 이용할 때도 2010년에는 12달러 수준이었으나 2030년에는 649달러를 소비하게 되는 상황이 도래한다.

칼슨 수석연구원은 "삼성이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 라이센스를 획득했다. 의미있는 활동이다. 하지만 삼성 이전에 이미 20여곳에서 라이센스를 획득해 둔 상태다. 한발짝 늦다"며, "구글은 시장에 먼저 뛰어 들어 수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먼저 뛰어든 업체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은 이 지점에서 느리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에서 자율주행관련 업체들이 하드웨어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로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물론 쉽지 않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하지만 향후 자동차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은 SW에 있다"며, "삼성전자는 하만을 인수함으로써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하만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강한 역량을 갖춘 리더 기업이다. 앞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율리우슨 이사도 같은 견해다. 그는 "자율주행을 위해서 한국은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 부족한 부분은 파트너와의 협업이나 유망 업체 인수가 다수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실리콘벨리에서는 관련 데이터나 접근성이 높은 곳이다. 환경자체를 봤을 때 이 곳에서 연구소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덩치는 작지만 활발한 업체들과의 협력도 살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자율주행차 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커넥티드, 전기차 분야에서는 한국이 여전히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지목했다.

율리우슨 이사는 "5G에서는 한국 기업이 리더 역할을 해주고 있다. 삼성과 LG도 전기차 시장에서 유망업체로 떠올랐다. GM볼트에 LG의 기술이 적용된 사례도 있다. 또한 모바일에서 구축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향후 승객경제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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