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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떼의 습격, 배설물·날갯짓에 시민들 '진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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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폐렴 중간 숙주 역할…전문가들 "개체수 조정 나서야"

[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서울 시내 공원과 역사, 주택가에 비둘기떼가 날아들면서 주민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비둘기의 배설물에는 각종 곰팡이균이 있다 보니 2009년 유해동물로 지정됐지만, 이상기온으로 겨울철에도 번식해 개체수는 매년 10% 이상 급증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계도조치 외에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다른 선진국처럼 개체수 조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오전 9시께 서울 관악구 도림천 산책길은 비둘기 아지트를 방불케 했다. 수십마리의 비둘기들이 옹기종기 모여 연거푸 날갯짓을 하고 있었다. 또한 이곳 인근에 있는 교각 곳곳에는 비둘기 둥지가 있었고 산책로에는 비둘기 깃털과 배설물로 가득했다.

하지만 한 시민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빵 쪼가리를 뿌리며 비둘기를 모으고 있었다. 주변 비둘기들이 이 시민의 손짓에 몰려드는 광경이 연출됐다. 이에 시민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K씨(61)는 "한 시민이 아침마다 먹이를 뿌려대곤 한다"며 "더러운 비둘기를 그만보고 싶다"고 말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역사도 상황은 비슷했다. 실내인데도 비둘기들이 어떻게 들어왔는지 곳곳에서 날갯짓을 하며 사람들을 요리조리 피하고 있었다. 한 시민은 이들을 건물 밖으로 내쫓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비둘기들은 오히려 재빠르게 피하며 역사 내 깊숙이 들어왔다.

이날 대한조류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비둘기 개체수는 대략 100만 마리로 예상하고 있다. 그중 절반인 50만 마리는 수도권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조류와 비교하면 많은 수치는 아니지만, 문제는 사람들이 거주하고 이용하는 곳에만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비둘기의 배설물에는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 곰팡이 균이 있는데 이 곰팡이는 공기를 통해 호흡기로 사람들에게 감염될 수 있다. 이 균이 인체에 들어오면 폐질환이나 뇌수막염 등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또한 배설물의 강한 산성이 문화재와 건축물들을 훼손하며 미관을 해친다.

이 때문에 많은 국가에서는 비둘기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불임성분이 섞인 약을 먹이에 섞어 뿌려 개체수를 크게 감소시켰다. 영국은 비둘기에게 먹이 제공 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먹이를 제공한 노점상은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있다.

서울시 역시 비둘기 밀집지역에 '먹이제공 금지' 현수막을 달고 비둘기가 싫어하는 기피제를 뿌리고 있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이들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관련 입법을 환경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동물보호단체 측의 반발로 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송순창 대한조류협회 회장은 이날 통화에서 "전 세계적으로 비둘기의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아토피나 폐렴과 같은 질환의 중간 숙주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며 "선진국처럼 보다 강력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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