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 나서는 식품업계 수장들, 각 기업 '안절부절'
2017.10.17 오후 6:18
오뚜기·한국피자헛·한국맥도날드 등 대표, 국감 출석 요청에 바짝 긴장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새 정부 첫 국회 국정감사가 지난 1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식품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특히 올해 프랜차이즈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갑질 논란과 먹거리 안전 문제를 비롯해 라면업계 가격 담합 문제, 주류업계 노사관계 문제 등을 놓고 국회가 오는 19일부터 본격적인 검증에 나설 예정이어서 수장이 국감의 주요 증인으로 채택된 관련 업체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오는 19일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라면값 담합'과 '일감 몰아주기' 등을 이유로 증인 출석을 요청받았다. 라면업계에서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것은 오뚜기가 처음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함 회장이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지방 출장 중으로, 출석 여부에 대해선 아직 결정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일단 국회가 '라면값 담합 논란'을 증인 채택 이유로 내세운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라면값 담합 논란은 지난 2012년 있었던 일로, 공정위가 농심과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삼양식품 등 라면업체 4곳이 9년 가량 라면값을 담합했다며 1천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지난해 1월 대법원이 '증거능력 부족'으로 이를 취소 판결했다.


이 탓에 일각에서는 사법부가 이미 1년 전 판단을 끝낸 일을 이번에 갑자기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은 현 정부의 모범기업으로 불리는 오뚜기를 흠집내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앞서 함 회장은 지난 7월 말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중견기업 오너 중 유일하게 초청받아 고용, 사회 공헌, 경영승계 등 여러 부분에서 모범사례로 인정받은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오뚜기를 두고 '갓뚜기(God+오뚜기)'라고 말하며 직접 칭찬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야당이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오뚜기를 타깃으로 삼은 것 같다"며 "정치권의 숨은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뚜기도 '일감 몰아주기' 부분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중견기업인 오뚜기는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내부거래 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 1조6천억 원으로 공정거래법 규제 대상에 속하지 않아 제재를 받지 않고 있는 상태다. 현행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의 기업집단에만 해당된다.

실제로 경제개혁연대 등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오뚜기의 라면 매출액 5천913억 원 중 내부거래로 발생한 매출액은 전체의 99..64%인 5천892억 원에 이른다. 오뚜기의 라면은 현재 오뚜기를 비롯해 오뚜기제유, 오뚜기물류서비스, 상미식품, 오뚜기SF, 오뚜기냉동식품 등과 거래하고 있는 상태다. 또 오뚜기물류서비스, 오뚜기SF, 상미식품 등의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72.6%, 63.9%, 97.6%에 달한다. 여기에 오뚜기는 기업지배구조 평가에서도 최하등급인 D등급에 속해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가 이런 논란이 있음에도 함 회장의 수천억 원대 상속세 납부, 10년째 라면값 동결 등 좋은 면이 부각되면서 '착한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번 국감 현장에서 의원들이 오뚜기의 어떤 문제를 더 부각해 검증할 지에 따라 오뚜기의 명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31일에는 갑질 논란으로 이번 국감의 '핫이슈'로 떠오른 한국피자헛과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집단 장염 발병 등 먹거리 안전 논란을 일으켰던 한국맥도날드의 대표들이 국감 증인으로 서게 됐다.

우선 한국피자헛은 지난 2003년부터 작년 6월까지 구매, 마케팅, 영업지원 등 각종 행정 지원을 제공하는 대가로 계약상에 없는 '어드민피(administration fee·관리비)'를 가맹점주들에게 받았온 것으로 드러났으며 금액은 약 115억여 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지난 1월 5억2천600만 원의 과징금과 함께 시정명령을 내렸으나 피자헛은 이 결정에 불복해 결국 서울고법에 소송을 냈다. 그러나 지난 8월 패소했다.

한국피자헛은 이스티븐 크리스토퍼 대표가 이번 갑질 논란과 관련해 정무위 국감에 증인 출석을 요청받았으나 출석 여부를 결정짓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15년 공정위 감사에서도 불공정 행위와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 갑질 논란이 사회적 이슈가 컸던 만큼 크리스토퍼 대표가 출석할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정무위는 이번 국감에서 크리스토퍼 대표를 상대로 불공정 행위 여부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으로, 참고인으로 피자헛 점주협의회 회장도 불러 피해 상황을 증언토록 할 계획이다. 또 각종 프랜차이즈 업계의 갑질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공정위의 감독과 대응에 대한 책임도 물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 역시 같은 날 보건복지위 종합국감 증인으로 채택돼 출석을 요구받은 상태다. 참석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맥도날드는 지난 7월 4살 어린이가 맥도날드 해피밀 불고기 버거 세트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이어 지난 8월 전북 전주시 맥도날드 매장에서 불고기버거를 먹은 초등학생들이 집단 장염까지 걸리자 위생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조 대표는 지난달 7일 공식 사과하고 전사적 차원에서 식품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이번 국감을 피하지 못했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박문덕 회장이 '하이트진로의 희망퇴직 등 노사관계' 등과 관련해 오는 30일 국감에 설 예정이었으나 회사 측의 입장에 대해 설명을 들은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를 철회키로 하면서 한시름 놓게 됐다.

임 의원은 지난달 말 작년 3월 진행됐던 희망퇴직과 관련해 이미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박 회장에게 환경부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최종 명단서는 제외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추석을 전후로 해당 의원을 찾아가 우리의 입장과 상황을 설명했다"며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인 의원 측이 최근 증인 출석 철회요청서를 낸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