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탓? 안돼" 中 계약 늦어지자 한콘진 "지원금 돌려줘"
2017.09.22 오전 11:17
애니메이션社 "유예해 달라"…한콘진 "기한 못맞췄으니 NO"
[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또 하나의 사례가 나왔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체가 정부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중국 수출을 위한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로 했으나 중국에서 불어닥친 한한령의 여파로 계약에 차질이 빚어져 지원금을 도로 반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결과물을 제때 내놓지 못했다는 이유다.

해당 업체는 한한령이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관료적인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에스에스애니멘트(대표 박기종)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이 지난 2016년 진행한 만화 연계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대상자로 선정, 한콘진으로부터 1억6천여만원을 지원받았다. 유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30분 분량의 2D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한 것이었다. 회사 측은 여기에 1억2천여만원을 직접 추가로 부담해 총 2억8천500만원 규모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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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 선정 이후 에스에스애니멘트는 해당 애니메이션을 중국 업체와 공동 제작하는 논의에 들어갔다. 때마침 원작 웹툰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자 이를 바탕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역시 시장성이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회사 측은 작년 12월 80분 분량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과제를 변경, 이에 소요되는 추가 자금(총제작비 14억원 규모)은 자체 부담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후 한한령이 심화되면서 중국과의 애니메이션 공동제작 논의가 돌연 중단되면서 불거졌다. 중국 업체와의 계약이 차일피일 미뤄진 것. 급기야 사업 마감 시한인 지난 5월 31일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자 한콘진이 계약 위반을 문제 삼았다. 결국 한콘진은 에스에스애니멘트에 사업 지원금 전액 반환을 요구했다.

회사 측은 이에 한한령이라는 특수성과 그간의 업무 추진 경과 등을 제출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한콘진은 한걸음 물러섰지만 그래도 지원금의 70%를 반환하라고 이 회사에 통보했다.

에스에스애니멘트는 새 정부 들어 중국 업체와 논의가 진전돼 계약서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인 만큼 유예 기간을 줄 것을 재차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한령으로 인해 사업이 지연된 데 이어 정부 지원 자금까지 반납해야 하는 이중고에 놓인 셈이다.

박기종 에스에스애니멘트 대표는 "한한령이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지극히 관료적인 조치"라며 "초기 사업 계획보다 5배 규모로 제작비를 증대시켜 중국 시장을 겨냥한 대표적인 한류 상품으로 제작을 진행 중이며 프리 프로덕션(Pre Production) 등 지원 사업금액 이상의 결과물을 이미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에스에스애니멘트는 지난 14일 중국 광선미디어의 계열사인 해피 에라 미디어(HAPPY ERA MEDIA)와 극장용 애니메이션 판매 계약 조인식을 진행했다. 차일피일 미뤄졌던 계약이 드디어 이뤄진 것이다. 아울러 서울산업진흥원(SBA)의 투자 지원도 앞두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스에스에니멘트는 또한 극장용 애니메이션과는 별개로 TV 시리즈의 해외 공동제작도 최근 논의가 진전되면서 미국의 VOD 업체인 크런치롤과 일본 요미우리TV 등 3개사 및 중국 동영상 플랫폼 업체와의 공동 제작도 협의 중에 있어 이 부분이 완료될 경우 한국 웹툰을 소재로 하는 한·미·중·일 4개국 공동 프로젝트가 탄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당초 지원 사업에 대한 결과를 도출했는가 아닌가 도식적인 판단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대표적인 애니메이션의 한류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글로벌 프로젝트로 확장해가고 있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다시금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한콘진 "절차 따랐을 뿐"

한콘진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절차를 따른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당초 지원 사업이 국내용 저예산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을 지원하는 것이었고 이에 따른 결과물이 정해진 기일에 나오지 않자 지원금 회수 조치에 나섰다는 얘기다. 중국 업체와의 계약이 실제로 성사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업체 측의 주장을 신뢰할 수는 없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한콘진 실무 관계자는 "사드 여파에 따른 피해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정부 지원 사업에 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책임도 있다. 당시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이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문제였다"면서 "다만 해당 업체 측이 재심의 때 제출한 부분을 인정해 지원금의 70%만 환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행정 절차상 지원 사업은 정해진 시한에 끝을 맺어야 한다"며 "사드 여파에 따른 피해 업체를 돕는 특별법 등 구제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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