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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D 압박 직면 도시바, SK하이닉스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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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한 태도에 불신감 커져, 오히려 이용당할 수도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도시바가 신미일연합과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이유가 웨스턴디지털(WD)의 양보없는 협상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자 비율과 경영권에 대해 WD가 강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 이에 따라 도시바가 WD에 대한 불신이 더 커졌다는 분위기다.

1일(현지시간) 일본 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8월 31일 열린 도시바 이사회 진행 과정을 비교적 상세히 전했다. 도시바는 메모리 사업부 매각과 관련한 브리핑 후 최종계약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측됐다. 유력한 후보자는 WD가 속해있던 신미일연합이었다.

결과적으로 신미일연합과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도시바는 이날 이례적으로 공식 성명서를 발표했다. 도시바는 “메모리 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오늘 이사회에서 매각을 결정한다, 또는 독점 교섭권 부여를 결정한다는 (언론의)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오늘 개최한 정기 이사회에서는 매각 협상 상황을 보고하고 (매각에 대한) 검토는 했지만 공개할 수 있는 결정사항은 없다"고 명시했다.

쓰나가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지난 8월 중순부터 주거래 은행과 경제산업성 등에 WD 진영과 우선 협상하겠다 설명하고 다닌 것으로 보인다. 이후 같은달 24일 경영 회의에서도 WD 우선협상건이 부상했다. 이에 따라 스티브 밀리건 WD CEO는 같은달 28일 일본을 내방해 쓰나가와 사토시 사장과 회담을 이어갔다.

문제는 WD의 태도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스티브 밀리건 CEO이 강한 태도를 지속 견지하면서 쓰나가와 사토시 사장의 얼굴의 찡그러짐이 서서히 증가해갔다고 묘사했다.

협상 지연의 가장 큰 이유는 WD의 출자 비율 상한과 비율 인상시기, 그에 따른 의결권 비율 등이 꼽힌다. WD는 의결권 비율을 33.3%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주장했다. 도시바의 경우 반독점 심사 통과를 위해 10년간 15%를 유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협상 과정에서의 오해도 쌓여만 갔다. 도시바 협상 관계자는 구두 설명 내용이 계약서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대면 협상에서 납득한 내용이라고 할지라도 막상 WD가 보내온 계약서 초안에는 그 내용이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것. 이에 따라 WD에 대한 도시바의 불신이 더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최종 계약서를 작성하는 양사의 변호사들도 의사소통 부족에 시달렸다.

이러한 상황을 예측하듯 한미일연합이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면서 도시바가 흔들린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연합은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과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컨소시엄이다. 여기에 애플이 새로 참여한다. 애플은 낸드 시장에서 대형 고객이다. 이미 도시바의 낸드를 대량 공급받고 있다.

홍하이그룹도 나섰다. 홍하이그룹(폭스콘)은 일본 소프트뱅크와 미국 구글 등과 컨소시엄을 결성해 도시바가 요구하고 있는 2조엔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도시바가 복잡해졌다. 초과채무를 갚고 투자를 지속해야 하지만 높은 금액을 제시하더라도 홍하이그룹은 기술 유출 문제 및 정치 사회적 이슈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WD의 강경한 태도와 반독점 규제 등을 고려하면 신미일연합도 고민거리다. 한미일연합의 경우 기술유출 문제가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WD와 간극을 메우지 못한 상황에서 한미일연합의 마지막 카드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다고 판단된다. 다만, 도시바가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할 수도 있다. 한미일연합과의 최종계약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도리어 WD의 양보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서로서로 이용되고 이용하면서 혼란에 빠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도시바가 최종계약에 이르지 못함에 따라 채권단에서도 압박에 나설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주거래 은행 등은 도시바가 8월말까지 최종계약 성사를 종용한 바 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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