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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배] 클라우드가 드러낸 대기업 SI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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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는 아니었나요? 유통하는 제품이 바뀌었을 뿐이죠."

최근 만난 한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대표가 국내 대기업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 행보를 두고 한 말이다.

삼성SDS, LG CNS, SK(주) C&C 등은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줄줄이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가장 최근 AWS와 손잡은 삼성SDS만 하더라도 앞으로 MS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를 삼성 계열사와 국내 기업들에게 제공하게 된다.

그러나 한편으론 자체 서비스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의 판매상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오히려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는 반응인 것. 그는 "국내 SI 기업들은 늘 그래왔다"고 평가절하하며, "단지 클라우드가 IT의 새로운 흐름이 되면서 부각된 것 뿐"이라고 꼬집었다.

당사자인 SI 업체들은 억울할지 모르지만 이 같은 시선은 그저 한 개인의견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소프트웨어(SW) 등 관련 업계에서는 'SI 기업들이 계열사를 통해 돈은 손쉽게 벌고 혁신은 게을리 해왔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계열사들로부터 일종의 '통행료(toll)'를 받으며 국내에서 쉽게 돈을 버니 어렵게 해외에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아 해외 진출이 늦어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심지어 실제 일은 대부분 하청업체에 줘 역량을 쌓지 못했다는 비판까지 받는다.

당장 대기업 계열 SI 기업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여전히 높다. 지난해 기준 삼성SDS, 현대오토에버, 포스코ICT는 70%가 웃돌며 롯데정보통신은 90%가 넘는다. 그나마 SK(주) C&C가 40%대다.

SI 업체들도 위기를 인식하고 몇 년 전부터 '탈 SI' 등을 외치며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이같은 구조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시장 상황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요구받고 있는 기업들은 클라우드 등 신기술 도입에 매우 적극적이다. 계열사라고 해서 그룹 SI 기업들이 역량을 쌓을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삼성전자, LG전자 등만 하더라도 이미 AWS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국내 SI 업체들이 오랜 구조적 문제와 그로 인한 위기를 드러내고 있는지 모른다. SI 업체들이 혁신을 꾀하고 이런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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