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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9년…" 김경문이 떠올린 베이징의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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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 응원이 오는 걸 느껴" 대회 이후 바뀐 한국 야구의 흐름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그게 벌써 그렇게 됐나요?"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은 감개가 무량한듯한 목소리로 취재진에게 되물었다. 9년 전 8월 23일의 기억을 상기시키자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조금 올라갔다.

그럴만했다. 2008년 8월 23일은 대한민국 야구사에 있어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중국 우커송 경기장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종목 결승전에서 대한민국이 쿠바를 3-2로 꺾고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따낸 날이었기 때문.

김경문 감독은 당시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수들을 지휘했고 이 우승으로 명장으로서의 자리를 더욱 공고히 다졌다.

김경문 감독은 "감독을 이렇게 오래 할 줄 몰랐다. 벌써 9년이나 됐다니"라고 눙치면서도 "모두의 마음이 모아져서, 하늘이 도와줬던 것 같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짜요(중국어로 힘내라는 뜻)'라는 소리가 정말 컸다. KBO리그에서 다양한 응원 구호를 들어봤지만 이상하게 사람을 위축시키는 소리였다"라고 중국에서 대회를 치렀던 당시에 대해 말했다. 분명 녹록치 않은 상황이었지만 그는 "재밌는 시간"이었다는 말로 9년전 금메달을 따냈던 당시의 소회를 뱉었다.

그는 "마지막 경기 때 묘하게 국민들의 응원이 베이징으로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도 뭔가 지시를 하면 모두가 '할 수 있다'는 눈빛이었다. 준비도 잘 되어있었다"고 큰 성원을 보내준 팬들의 힘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로 대단한 업적이었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낸 이후 16년만의 구기 종목 금메달이었다. 그 뒤로 한국이 구기종목에서 금메달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만 봐도 이 우승의 대단함을 알 수 있다.

여기에 9전 전승이라는 압도적인 성적과 누군가 시나리오를 썼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드라마틱한 과정이 어우러져 한반도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4강에서 맞붙었던 일본과 숙명의 라이벌전에선 대회 내내 부진하던 '국민타자' 이승엽이 짜릿한 홈런을 터뜨리며 대한민국을 결승으로 올려놨다.

결승에선 류현진이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8.1이닝을 막았고 마무리로 올라온 정대현이 1사 만루 상황에서 훗날 일본 프로야구(NPB)를 거쳐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하는 율리에스키 구리엘을 유격수 박진만 앞으로 가는 타구를 유도해 병살타로 게임을 끝냈다.

이 대회는 결과적으로 한국 야구의 흐름을 바꿔버렸다. 금메달 주역들 가운데 상당수는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아 인기와 경제적인 이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류현진처럼 MLB에 진출해 한국 야구의 개인적인 경쟁력을 더욱 드높인 사례도 있다.

무엇보다 침체돼있던 프로야구의 인기를 크게 끌어올렸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가장 큰 중흥기가 찾아왔다. 1995년 연간 540만6천374명을 기록한 이후 단 한 번도 연간 500만 관중을 달성한 적이 없었다. 베이징 올림픽 직전이던 2007시즌은 410만4천429명이 입장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의 가시적 성과 덕분에 KBO리그는 2008년 12시즌만에 500만 관중(526만6천332명)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2012년엔 680만 관중을 달성했고 2016시즌에는833만9천577명을 기록하며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7시즌 또한 8월 21일 현재 647만2천198명을 기록하며 700만 관중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러한 관중 증가는 결국 쭉 이어져오던 8개 구단 체제에서 10개 구단 체제가 되는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NC 다이노스와 kt 위즈가 차례로 창단하면서 KBO리그는 양적인 면에서 일본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리그가 됐다.

제 9구단으로 출발한 NC를 이끄는 김경문 감독이기에 당시의 영광이 불러온 중흥기가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응원해주는) 팬이 있어야 선수들도 더 열심히 뛴다"면서 "팬들의 고마움을 선수들은 잊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가 선수들과 일궜던 베이징의 기적이 만든 한국 야구의 중흥기. 거기에 꾸준한 성원으로 힘을 보태고 있는 야구 팬들 덕분에 KBO리그는 더욱 비옥해지고 있다.

조이뉴스24 잠실=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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