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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업사이드]⑤ 자율주행차 반도체, 스마트폰比 '1천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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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데이터센터, 반도체 업계에서는 또 다른 기회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흥미로운 이벤트가 개최됐다. 인텔의 첫 자율주행차 워크숍이다. 이 행사에서는 아우디 A4 차량이 운전자의 도움없이 15분간 스스로 주행, 과감한 코너링과 신호에서의 자동 멈춤, 차선을 변경하면서 차고지로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짧다면 짧은 이 15분을 구현하기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각종 솔루션, 각양각색의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 단순한 15분의 드라이빙은 전세계 산업 지형도를 바꿀 수 있는 시발점이나 진배 없다.

차량의 자율주행이 가능하려면 우선 차량 스스로가 도로를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사람에 비유하면 연산과 제어 능력을 발휘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로써의 두뇌가 있어야 한다. 두뇌가 알 수 있도록 주변 상황을 알려주고, 때로는 두뇌의 명령으로 움직일 수 있는 신체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기계 상에서는 반도체와 센서 등이 그 역할을 담당한다.

자율주행의 도우미 역할을 담당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각종 영상기술,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빠르고 초지연력을 갖춘 네트워크 솔루션 V2X도 필요하다. 돌발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인공지능도 겸비돼야 한다.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꼽아야할 기술이 너무나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 대량의 반도체 실은 자율주행차, 디바이스가 되다

인텔은 자율주행 분야에 대해 단순한 반도체 판매 창구가 아니라 새로운 컴퓨팅 환경으로 이동하는 길임을 판단해 5G와 인공지능, 가상현실과 함께 미래 산업 기술 개발 및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월 9일 인수완료된 모빌아이 사례가 대표적이다. 인텔은 이스라엘 반도체 기반 카메라시스템 제조업체인 모빌아이를 무려 153억달러(한화 약 17조원)에 인수했다.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를 위해 투자한 금액이 80억달러(한화 약 9조원)임을 고려했을때 약 2배 가까운 수준의 금액을 내건 셈이다.

모빌아이는 카메라를 이용해 사물을 읽어내는 비전 컴퓨팅 기술의 강자다. 자율주행의 안전과 밀접한 ADAS 및 충돌방지 시스템 시장에서 7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인텔은 자동차의 눈은 모빌아이가, 두뇌는 인텔이 담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모빌아이는 자율주행차를 이루는 부분에 불과하다. 이 밖에도 수많은 반도체가 장착된다. 업계에 따르면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는 스마트폰 대비 약 1천배 수준이다.

예를 들어, 차량의 전자제어장치인 ECU의 경우 1개에서 20개 수준의 반도체가 결합된다. ECU는 단순히 분사될 연료의 양을 제어하고 점화시기 등을 제어해왔으나 근래는 ADAS의 활성화로 다양한 지능 제어에 쓰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형차량의 경우 ECU가 약 100개 가량, 고급차량은 약 200개 이상이 탑재된다고 보고 있다. ECU만 놓고 보더라도 적용되는 반도체 수는 어마어마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3천397억달러(한화 약 391조원) 가량이던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0년 3천933억달러(한화 약 453조원)으로 확대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경우 매년 7.1%씩 성장해 지난해 323억달러(한화 약 32조원)에서 2020년 424억달러(한화 약 49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순히 수량만 많아진 것은 아니다. 차량이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해 도로를 달려야 하기에 보다 파워풀한 반도체가 필요하게 됐다. 사람의 눈과 귀 역할을 해주는 센서와 카메라, 이를 해석하는 반도체와 통신기술이 접목돼 고성능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요구됐다.

특히 센서 정보들을 분석하기 위해 머신러닝 등의 인공지능 기술을 필요로 했다. 단순 데이터 분석이 아니라 차량 및 주행과 관련된 기술이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자율주행차를 위해서는 카메라로 주위를 봐야 하고, 상황을 읽는 인지 능력을 겸비해야 한다. 차량 사이의 통신과 교통망과 커뮤니케이션, 데이터센터까지 빠르고 안전하게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통신기술도 적용돼야 한다.

인텔은 이러한 자율주행차의 니즈를 해결하기 위해 코어 부터 아톰과 쿼크 프로세서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시스템과 통신 등으로 확장되면서 제온 및 제온파이까지 연결됐다.

이 중 차량용 아톰 프로세서는 차량이 더 안전해질 수 있는 기술들을 반도체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주변 밝기에 관계없이 사물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vHDR 기술과 어두운 곳에서도 확인 가능한 ULL 기술까지 탑재시켰다.

이 외에도 점점 늘어나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제어에 쓰일 수 있다. 아톰 프로세서는 최대 3개의 풀HD 해상도 디스플레이 활용이 가능하다. AVN 시스템과 클러스터, 뒷자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하나의 프로세서로 소화할 수 있다.

다양한 반도체 라인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인텔은 자율주행차량 개발용 인텔 고 플랫폼을 운용 중이다. 인텔 고는 아톰 및 제온 프로세서, 아리아10 FPGA를 포함하는 5G 지원 자율주행차량 개발 솔루션이다. 모듈 형태로 구현된 플랫폼으로 완성차 업체가 별도 반도체 플랫폼을 개발할 필요 없이 곧장 원하는 수준의 스마트카나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할 수 있다.

◆ 달리는 트래픽 집합체, 생각에도 깊이가 필요하다

학계에서는 자율주행차량이 도로를 약 90분 동안 달리면 현재 기준으로 4테라바이트(TB)의 데이터가 생성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국민 한 사람이 한달 동안 스마트폰을 통해 쓰는 데이터량이 약 6기가바이트(GB)라고 가정하면, 무려 683명이 한달 동안 쓴 데이터 사용량이 90분간 달린 자율주행차의 데이터량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계산된다.

한마디로 자율주행차는 데이터센터에 견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데이터를 쏟아낸다. 이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도 수반된다. 물론 데이터의 일부는 차량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겠으나 상당 부분은 외부 컴퓨팅이 필요할 수도 있다.

결국 자율주행차량은 또 다른 차량과 연결되고, 더 나아가 도시 전체와 실시간으로 통신하면서 도로와 차량의 상태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네트워크로는 이 많은 데이터를 원활하게 전송하기는 쉽지 않다. 아차하는 찰나에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또한 더 빠르고 지연없는 네트워킹을 필요로 한다.

우선적으로 자율주행차 자체적으로도 데이터를 소화해 판단할 수 있는 머신러닝이 필요하다. 인텔 제온파이 프로세서는 72개 코어를 품은 병렬처리 전용 프로세서로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 분류, 판단하는 머신러닝에 최적화됐다. 데이터센터에 주로 활용됐지만 차량 한 두 대의 문제가 아닌 일정 구역내 전 차량에서 쏟아지는 데이터를 동시 분석해야 해 자연스럽게 자율주행차에도 적용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네트워크 인프라도 필수다. 확장이 쉽고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차세대 통신 환경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5G와 V2X 기술이 자율주행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통신기술로 점찍고 있다.

5G는 4G LTE 대비 데이터 용량은 약 1천배 많은 수준이며, 속도는 200배 더 빠르다. 지연속도도 1천초분의 1 정도다.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해 꼭 필요한 통신 기술이다.

자동차간의 연결을 V2V, 교통기반 시설과는 V2I, 스마트 디바이스 또는 운전자와의 연결을 V2P, 클라우드와의 소통을 V2C로 표현한다. 이들을 모두 통칭한 용어가 바로 V2X다. V2X는 도로의 환경과 서비스 요구사항에 의해 역할과 네트워크 대역폭이 달라지며 그에 따라 다양한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통신 프로토콜을 필요로 한다.

인텔은 자율주행을 위한 5G 및 V2X의 기술개발과 에코시스템 확장을 위해 네트워크 빌더 패스트트랙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인텔 아키텍쳐를 기반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개발사, OS개발업체, OEM제조사, 장비 업체들을 대상으로 하며 상호운영성 테스트, 각종 기술지원, 시장 개발 및 재정지원에 이르는 광범위한 활동을 돕고 있다.

인텔은 에릭슨, 버라이존, 브리티시텔레콤, KT, SKT, LG전자, 노키아 등 글로벌 통신관련 리더들과 협력하는 한편 5G 세계통신 표준화 기구인 IEEE, 3GPP기구와 협력하여 장비제조와 프로토콜 연구들을 지원한다.

인텔은 자율주행차량의 개발, 차량과 관련된 통신네트워크의 개발 등에 매진하고 있다. 과거 PC산업을 통해 알게된 개방과 협업의 가치, 플랫폼의 협력개발 및 표준기술의 확립의 중요성 등을 인류의 발전에 한획을 그었던 과거의 경험을 자율주행에 활용하고 있다.

자율주행은 인명이 달린 일이기에 이전의 산업들과는 그 결이 다르다. 단순히 자동차 회사, 혹은 IT 기업만의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거의 모든 산업이 손잡고 움직여야 하는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로 인텔은 이를 위해 아우디, BMW, 다임러크라이슬러, 에릭슨, 화웨이, 노키아, 퀄컴과 더불어 글로벌 5G자동차 협회를 설립했다.

최근 인텔은 노키아에서 위치 정보 서비스인 HERE의 지분을 15% 인수하기도 했다. 기업간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LA 자동차쇼의 오토모빌리티 컨퍼런스에서 인텔 캐피탈을 통해 향후 2년간 2억 5천만달러(한화 약 2837억원)이상의 자동차 관련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인텔은 자율주행 개발을 위해 독일 및 미국에 자율주행 연구소를 두어 자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미국의 오레곤 주, 아리조나 주 및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연구소에서는 자율 주행 차량을 실제로 테스트하여 향후 자율주행차량이 도로를 주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을 미리 파악하고, 분석하며 사고 없이 더 완벽하게 달릴 수 있는 경험을 쌓아 나가고 있다. 몇몇 연구소는 자율주행차의 완벽한 주행을 위해 차량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만을 분석하기도 한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CEO는 "자동차를 움직였던 핵심이 기름 연료에서 데이터로 바뀌고 있다”며 "데이터는 자동차 주행 경험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급진적으로 변화시켜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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