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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은] 끊임없이 고개드는 '한국GM 철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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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영은기자] 한국GM이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부진한 실적을 보여온 한국GM은 올해 상반기에만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 가까이 줄었고, 특히 내수 시장에서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회사를 진두지휘해야 할 수장은 부재 중에 있다. 지난해 1월부터 CEO로 일해왔던 제임스 김 사장이 지난달 초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겸 CEO로 일하겠다며 돌연 회사를 떠났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갖고 있는 '특별결의 거부권(비토권)'이 오는 10월 효력을 상실함에 따라 '한국GM 철수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글로벌 GM에 한국GM(대우자동차)을 매각하면서 장기발전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 한국GM 총자산의 20%를 넘는 자산의 처분·양도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비토권이 사라지면 글로벌 GM이 한국GM 지분을 팔겠다고 나서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최근 한국GM 철수설이 재점화 되고 있는 것은 실적 부진에 비토권 계약 만료 등 여러가지 상황이 복합적으로 얽힌데다, 글로벌 GM이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업 재편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이 부진한 한국GM으로서는 이같은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GM 철수설은 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불안감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한국GM 부평·창원·군산·보령 4개 공장에 근무하는 근로자 등을 포함한 전체 인원은 1만6천여명.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30만명이나 되는 근로자들이 한국GM이 철수할 경우 일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

이에 한국GM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미래발전방안'을 제시하라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장기적인 발전방안을 제시해 한국GM의 미래가 밝아진다면 파업을 자제하고 회사에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와 정부에도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사실 이같은 상황까지 내몰린데는 노조의 책임도 존재한다. 회사 경영이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도 매년 임단협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던 노조이기 때문이다. 잦은 노사갈등은 생산성 손실 및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업 재편에 힘을 쏟고 있는 글로벌GM 입장에서는 시도때도 없는 노사 분쟁과 높은 인건비를 들여야 하는 한국GM에 우호적일 수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아직까지 글로벌 GM에서 한국GM 철수설에 대해 'NO'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는 점이다. 메리바라 GM본사 회장은 전세계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수출 사업 부문을 개편하며 슬림화할 필요는 있었지만, 한국을 포함해 동남아시아와 호주, 뉴질랜드에 대한 비즈니스는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GM 철수설에 대한 우려를 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사의 합심이 중요하다. 예년처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과 투쟁으로 점철된 임단협이 아닌 진정한 한국GM의 미래발전을 위해 노사가 한발씩 물러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GM 노사는 올해 유독 어려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한국GM을 진두지휘할 새로운 CEO는 이달 말이 되어야 결정이 되고, 노조 역시 오는 9월 대의원 선거를 통해 새로운 지회를 꾸려 교섭에 나선다.

이번 임단협은 한국GM의 위기론을 잠재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노사는 말 뿐이 아닌 상생을 위한 진정한 협상의 자세로 테이블에 마주앉아야 회사의 미래 방향을 논해야 한다.

글로벌 GM의 소형화 특화기지로 위치를 굳힐 것인지, 끊임없이 제기되는 철수설이라는 위험을 안고 갈 것인지는 한국GM 노사의 결단에 달렸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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