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法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 '감형'…"솜방망이 판결"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신현우 전 옥시 대표 징역 6년형…존 리 1·2심 무죄

[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가습기 살균제 참사' 논란의 제조업체 임직원들이 항소심에서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 대표의 형이 1심보다 줄어든 데다 존 리 전 옥시 대표도 1심에 이어 무죄를 받아 피해자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26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1부(재판장 이영진)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 전 대표에게 지난 1심보다 1년 감형된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존 리 전 옥시 대표에 대해서는 "주의의무 위반 혐의에 대한 검찰의 입증이 부족하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옥시 연구소장을 지낸 김모씨는 징역 6년, 조모씨는 징역 5년, 신임연구원 최모씨에겐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신 전 대표를 비롯한 옥시 관계자들은 지난 2000년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가습기 당번'을 제조·판매해 73명을 사망케 하는 등 모두 181명에게 피해를 입힘 혐의로 지난해 6월 기소된바 있다.

가습기 살균제 '세퓨'를 제조·판매해 27명의 피해자(14명 사망)를 낸 오모 전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는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1심보다 2년 줄어든 수치다. 아울러 옥시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한빛화학 정모 대표는 금고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PHMG 원료 중간 도매상인 CDI의 이모 대표는 1·2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해자 수가 100여명을 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사건보다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게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살균제를 제조·판매했을 당시 관련 법령에서는 원료물질이 유독물로 지정돼 있지 않았던 데다, 피고인들이 원료물질에 대한 심각한 위험을 인지하지 못한 데에도 제도 미비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말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배상에 적극 노력해 공소제기 된 피해자 중 92%는 옥시가 마련한 배상안에 합의한 상태"라며 "특별법이 제정돼 다수의 피해자가 구제받을 수 있는 상황도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옥시는 지난 10일 정부의 3차 조사에서 1·2단계 판정을 받은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책을 발표했다. 이날 옥시는 올 6월 기준으로 1·2차 조사에서 1·2단계 배상 대상이 된 피해자 183명 중 89%인 162명에 대한 배상합의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솜방망이 판결' 성토

이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선고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솜방망이 판결'이라고 질타했다. 피해자들은 2심 판결에 불복해 즉시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새로 임명된 검찰총장과 협의해 추가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들은 "법원이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다"며 "5~6년이 지나 겨우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과 합의한 게 피해구제 노력이냐. 대한민국 정의를 바로 세운다는 법원이 그걸 노력이라고 평가한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검찰이 추가 수사를 하지 않아 존 리 전 대표가 1심에 이어 무죄 판결을 받았다"며 "검찰의 초기 대응이 늦었고 관련 참고인 조사가 미흡했던 만큼 지금이라도 관련자 소환조사나 추가 조사를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法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 '감형'…"솜방망이 판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