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자영업자 대출, 정말 위험수준인가?
2017.07.27 오전 6:17
정확한 자영업자 대출 집계 없지만 여러 통계서 공통적 증가
[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위험성이 끊임없이 지적되는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이 또 다른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인사청문회 당시 자영업자 부채에 대해 특히 관심 깊게 언급하며 금융당국이 자영업자 부채 해결에 중점을 둘 뜻을 내비쳤다.

최 위원장은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소규모 창업을 위해 많이 대출을 받는데, 영업을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출요청에 대해 심사해서 조언을 해주고 입지를 골라주는 등의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그동안 '관리 사각지대'에 있었던 만큼 문제 발생 시 더 위험성이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문제는 제대로 된 집계 자료가 없다는 점인데, 과연 자영업자 대출은 정말 위험한 수준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현재까지 확인되는 다양한 통계를 들여다 봤다.



◆규모는 다르지만 증가한 것은 확실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270조원이라는 집계에서부터 480조원, 520조원, 670조원이라는 수치까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그동안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만 따로 집계한 경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대출의 위험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치를 통해 경고된 것은 지난 3월 한국은행의 금융안정회의 보고서를 통해서다.

이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2016년말 기준 480조2천억원으로 파악됐다.

한은의 집계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2012년 318조8천억원, 2013년 346조1천억원, 2014년 372조3천억원, 2015년 422조5천억원으로 매해 증가해왔기 때문에 실제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전까지 한은은 매월 공표되는 금융시장 동향 보고서를 통해 개인사업자 대출 수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72조6천억원이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도 2014년 6월 잔액 198조4천억원, 2015년 6월 222조7천억원, 2016년 6월 249조4천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 3월 발표된 자영업자 대출 규모와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가 2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은 집계 방식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과 언론에서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을 자영업자 대출 규모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사실 자영업자 중에서는 개인사업자 대출(기업대출)이 아니라 가계대출을 통해서 돈을 빌리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실제 자영업자 대출은 이보다 훨씬 크다"고 진단했다.

480조원의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기존 개인사업자 대출자 중에 가계대출을 따로 받은 사람의 가계대출 규모까지 모두 합친 규모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한은이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480조원이라고 발표한 지 사흘 뒤 또 다른 데이터가 발표됐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평가사 나이스신용평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자영업자 대출 총액은 520조1천41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나이스신용평가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대출 규모도 약 520조원으로 이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데이터는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사상 처음 '전수조사'로 자영업자 대출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드러냈다.

원화대출 기준인 한은 집계에 더해 외환대출, 리스 등의 대출까지 모두 포함돼 규모가 더욱 커졌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이를 더욱 넘어 65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자영업자 중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을 아예 받지 않고 가계대출로만 돈을 빌린 사람들은 기존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며 "이들의 규모까지 대략적으로 추정한 결과가 650조원인데 정확한 데이터는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8월에 자영업자 전수조사 규모 발표

집계 결과 수치는 제각각 다르지만,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심각한 상황이라는 분석에는 이견이 없다.

자영업자의 경우 근로소득자보다 소득이 불안정하며 경기에 따라 변동성도 더 크기 때문이다. 특정업종에 편중되는 경향이 높다는 점도 위험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최근 자영업자대출 전담반을 구성하고 자영업자 대출 전수조사 등 데이터베이스(DB) 구축에 나섰다.

기존 데이터로는 정확한 자영업자 대출 규모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은행·제2금융권 등 각 금융사별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하나로 모으겠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 등은 자체적으로 거래하는 차주가 자영업자인지 등의 정보를 파악하고 있지만 다른 은행의 차주 정보는 공유하거나 취합된 적이 없다"며 "현재 전체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자영업자 대출 등의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자영업자 대출 집계가 완료되면 오는 8월 발표될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포함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책에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별도의 관리·지원 방안도 포함된다.

최 위원장은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소규모 창업을 위해 많이 대출을 받는데, 영업을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출요청에 대해 심사해서 조언을 해주고 입지를 골라주는 등의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인사청문회에서 말한 바 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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