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플랜' 아이스하키, 평창 이후 그린다
2017.07.20 오전 11:32
올림픽 준비는 기본, 이후 저변 확대 등 꿈을 말하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변방에 지나지 않았던 한국 아이스하키가 착실하게 '평창 프로젝트'를 이행하며 성장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19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시즌 준비를 앞두고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남녀 대표팀이 참석해 올림픽에 대한 각오를 자연스럽게 밝혔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미디어데이 시작 전 정몽원(62)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의 프레젠테이션이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도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던 정 회장은 이번에는 좀 더 확실하게 아이스하키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남자 대표팀의 평창 올림픽 전력 강화 프로그램은 구체적이었다. 오는 24일까지 오프 아이스 트레이닝으로 체력 강화에 집중한 뒤 27~30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단기 전지훈련을 떠나 두 번의 평가전을 치른다. 이후 8월 1~13일 체코 프라하로 2차 전지훈련을 떠나 5차례 평가전으로 경험을 쌓는다.


러시아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랭킹 2위, 체코는 6위다. 21위의 한국이 호랑이굴로 들어가 제대로 배우는 셈이다. 이후 아시아리그 출전으로 감을 쌓고 11월 초 올림픽 대비 특별 전술 훈련을 한다. 11월 6~12일에는 유로챌린지에 나서 노르웨이(9위), 오스트리아(16위), 덴마크(14위) 등과 감을 잡는다.

가장 큰 대회는 12월 11~17일 예쩡된 러시아 채널원컵 유로하키투어 출전이다. 캐나다(1위), 러시아, 스웨덴(3위), 핀란드(4위), 체코(6위) 등 강국들이 대거 나서는 사실상의 미리보는 올림픽이다.

실업팀이 없는 여자대표팀도 오는 28~29일 스웨덴(5위)과 강릉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시작으로 8월 12~22 프랑스 알베르빌 전지훈련에서 스위스(6위), 프랑스(13위)와 친선경기를 치른 뒤 9월 10~29일 미국 미네소타 전지훈련에서 전미대학체육연맹(NCAA) 소속팀들과 7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11월 헝가리 4개국 친선대회, 12월 미국 뉴욕과 미네소타 전지훈련까지 기다리고 있다.

정 회장은 선수들을 향해 "우리만큼 축복받은 아이스하키인은 없다. 우리는 최초로, 그것도 개최국 올림픽에 출전한다. 그렇기에 한국 아이스하키의 밀알이 되어야 한다.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서 한국 아이스하키의 부흥을 이끌어야 한다"며 도전 의식을 강조했다.

한라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 회장은 아이스하키광으로 알려져 있다. 1994년 아이스하키 볼모지인 한국에 안양 한라 구단을 창단했다. 2013년 협회장 취임과 함께 사재 20억원을 내놓는 등 정성을 들였다. 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평소 한라나 대표팀 경기는 자주 관전한다. 이 때문에 구체적인 설명이 어색한 일은 아니다"고 전했다.



가장 큰 그림은 평창 이후였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4월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2017년 IIHF 남자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 A(2부리그)에서 2위를 차지, 미지의 세계였던 월드챔피언십(1부리그) 진출을 해냈다. 여자대표팀도 삿포로 아시안게임 중국전 승리 및 4위, 3월 강릉에서 열린 디비전2 그룹A에서 전승으로 우승하며 디비전1 그룹B에 진출했다.

평창에서 어떤 성적을 내더라도 이후 지속성이 중요하다. 올림픽이 끝나면 4월에는 IIHF 여자 아이스하키 디비전1 그룹B, 5월에는 IIHF 남자 아이스하키 월드챔피언십이 열린다. 하부 리그로 강등되지 않고 살아 남는 것이 최우선이다.

정 회장의 메시지는 확실했다. 그는 "지금부터 우리가 가는 길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처음 가는 길이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은 자부심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지금보다 더 서로를 믿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백지선, 새라 머레이 남녀 대표팀 감독의 계약 연장을 통해 리더십 공백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또, 국내 저변 확대와 활성화를 위해 아이스하키 전용 링크 건립 등을 예고했고 여자 18세 대표팀 창설, 국군체육부대 지속 운영 등도 강조했다. 정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장기 비전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 아이스하키다.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