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역차별](상)구글·페북 위한 기울어진 운동장
2017.06.22 오전 6:17
규제 프레임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기업에만 '초점'
방송 광고 시장이 포화되고 인터넷 시장이 성장하자 국내 인터넷기업 규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이를 동영상은 '유튜브', SNS는 '페이스북'이 자리잡은 현실을 간과한 역차별이라고 지적한다. 매출도 공개하지 않는 외국계 기업들과 공정한 게임을 펼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국내 산업 지형은 정말 기울어진 운동장일까. 그렇다면 왜 그런 것이고 균형 추를 맞출 대안은 있는 것일까. 이를 점검해본다.[편집자주]

[아이뉴스24 민혜정기자] "규제 좋다 이겁니다. 그런데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한다는 기업들과 형평성이 맞아야죠. 이건 기울어진 운동장입니다." (벤처기업 대표 A)

"매출이나 감사 의무가 없으니 얼마나 이익을 보는지 추정할 수 밖에 없는거죠. 정부나 국회는 드러난 기업들만 옥죄는데 이제는 달라져야 할 때라고 봅니다." (국내 포털 관계자 B)

네이버는 지난 9일 창업 18년만에 시가총액 3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인터넷기업 최초로 연매출 4조원을 돌파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려 하지 않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페이스북이나 구글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잠시도 방심하면 안되는 게 인터넷 산업인데 수치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글의 연매출은 90조원대고, 페이스북은 40조원대로 네이버가 넘어야할 벽이 높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네이버가 자찬이 어려운 다른 속사정이 있다. 규제 칼날이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네이버가 지상파의 광고 매출을 뛰어넘으면서 온라인 광고 규제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네이버의 지난해 광고 매출은 2조9천67억원이었는데 이는 지상파 3사(1조2천300억원)보다 3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이에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온라인 광고 규제도 검토해 보겠다고 연초 업무보고에서 밝혔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네이버 광고 수익이 지상파를 압도하는데, 네이버도 방송사처럼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정부에 내야 한다며 이를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했다. 방발기금은 매년 해당 방송사의 재정상태와 방송 공공성 등을 고려해 징수율이 결정된다. 징수된 기금은 방송통신산업 진흥 지원에 쓰인다.

◆동영상 광고 시장 접수한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기업들은 이를 두고 광고의 특성, 해외기업과 형평성을 고려치 않은 정책이라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포털 업계 관계자는 "포털 광고 수익의 60%는 검색 광고에서 나오는데 ,이 광고의 광고주는 대부분 월 광고비로 50만원 이하를 집행하는 소상공인"이라며 "게다가 페이스북의 타깃팅 광고나 구글의 동영상 광고 등은 거론되지도 않았다"고 꼬집었다.

디지털 마케팅 전문회사 메조미디어가 최근 공개한 '2017 업종분석 리포트'의 종합 광고비 분석에 따르면 동영상 광고비 부문에서는 유튜브가 1천168억원으로 추정돼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페이스북(1천16억원), 3위는 네이버(456억원)이었다. 이 조사대로라면 유튜브가 네이버보다 2.5배 가량 많은 매출을 거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에서 천 억 원 대의 수익을 올리면서 매출도 밝히지 않는다"며 "정부는 국내 기업에 대한 규제보다 역차별 해소에 먼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요즘은 제일 무서운 광고 마케팅"이라며 "개인 맞춤형 광고를 하기 때문에 우리가 광고주지만 광고 협상을 할 때 결코 갑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적 공시·외부 감사 의무 없는 유한회사의 마법

외국계 기업들이 이같이 깜깜이 영업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유한회사의 마법 때문이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기업들은 국내에 유한회사로 등록돼 있다. 유한회사는 법적으로 실적 고시나 외부 감사의 의무가 없다. 서버가 외국에 있어 정부의 행정 제재도 어렵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세금을 내고 있다"며 "국내 법을 준수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러나 유한회사 형태 외국계 기업들의 탈세 의혹은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4월 국세청은 한국오라클이 조세 회피처를 이용해 2조원 수익을 누락했다며 3천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업자들이 국내 광고주들로부터 세금계산서를 법인세가 낮은 해외로 받는다는 얘기가 있다"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성장률이 높은 동영상 시장은 이미 해외 기업들의 손에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정책 수립에 앞서 국내외기업 형평성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박사는 "국내 인터넷 광고 시장엔 네이버, 카카오 뿐만아니라 유튜브 라는 대형 사업자가 존재한다"며 "(유튜브가) 국내 광고 재원으로 사업을 하지만 숫자가 안 잡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에서의 추측은 굉장히 큰 규모의 광고매출이 날 것이라고 추론할 뿐이여서 광고시장 경쟁정책을 수립함에 있어서 정책적으로 보고 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문장호 숙명여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규제가 정당성을 얻으려면, 단속과 집행의 측면에서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 간에 형평성이 있어야 한다"며 글로벌 IT 기업은 조세회피뿐 아니라 서버가 국내에 없어서 단속과 집행이 어려운데 집행에 관련된 형평성을 같이 가져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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