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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10차 공판 첫 증인 최준상 "박원오 영향력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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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박원오 승마 발전 위해서 노력했으나 최 씨로 인해 쉽지 않았을 것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서증조사 심리가 마무리되고 10차 공판부터 증인심문이 시작됐다. 삼성전자 승마단 소속으로 활동했던 최준상 선수가 첫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시작부터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그의 딸 정유라 씨의 승마지원 여부를 두고 특검과 삼성측의 신경전이 과열되는 분위기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2일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차장 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의 10차 공판이 속개됐다.

특검은 최준상 선수를 통해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에게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정 씨에게 부당한 승마지원을 했다는 점을 입증하려 했다.

특검은 최 선수가 전 삼성 승마단 소속이었던 점을 고려해 최 선수가 활동했던 과거 승마단과 최근 정 씨의 승마 지원 상황을 비교하는 한편, 승마계에서 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최 씨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였는부터 파악했다.

최 선수가 정 씨를 알게된 시기는 지난 2000년께다. 최 선수는 “정유라가 4-5살 때쯤 뚝섬 서울 승마장에서 말을 탔다. 그 때부터 학부모인 정윤회와 최순실을 알게됐다. 장시호는 고동학교때(1995-6년께)부터 시합장에서 보고 했던 후배다”라고 말했다.

최 씨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2005년께 술집에서 폭행 시비가 붙었을 때 경험했다고 한다. 최 선수는 “술집에서 시비가 붙은 적이 있었는데 장시호가 이모(최순실)에게 얘기해서 문제를 해결해 준 경험이 한 번 있다.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1년후에 어머니가 말해줬다. 최태민 목사에 대한 얘기가 주였다”라며, “당시에는 최 씨가 국회의원(박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었다는 생각은 못했지만 영향력이 있구나 정도만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정 씨가 부정한 방법으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되고 성적 또한 조작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다뤄졌다. 선발전 당시 정 씨는 4등을 차지해 대표 자격을 얻은 바 있다. 최 선수는 통상적으로 선발전이 끝나면 클리닉 시간이 있으나 그 당시에는 없었다고 지목했다. 클리닉은 심판 판정에 대한 오해가 풀리는 자리이기도 해 지난 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는 없었던 적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최 선수는 “박원오(전 승마협회 전무)에게 통화를 했는데 성적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답했다. 특검은 최 씨와 박 전 전무의 영향력이 심판진에 미친 것이 아닌가라고 질문했고 최 선수는 “박원오 정도의 영향력이라면 우호적인 심판 초빙해서 할 수 있다. 최 씨와의 영향력을 잘 모르겠다. 박원오의 영향력이라 생각한다 그 위까지 올라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삼성의 정 씨 승마 단독 지원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로 해외전지훈련 프로그램에 다른 선수들을 포함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이 직접 나서 최 선수에게 은밀하게 해외전지훈련을 제안한 정황에 대해 심문했다.

실제로 최 선수는 황성수 전 삼성 미래전략실 전무(전 승마협회 부회장)과 만남을 가졌으며, 2016년 10월께 한 차례 통화한 이력이 있다. 특검은 최 선수에게 진술조서를 토대로 삼성이 정 씨의 승마 단독지원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 전지훈련을 제안한 것으로 판단했다.

증거로 2016년 10월 31일경 황 전 전무가 박상진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전 승마협회장)에게 보낸 최준상과 접촉하겠다는 메시지와 최 선수가 특검에 진술할 당시 황 전무가 “(최 선수와 다른 2명의 선수의 해외전지훈련 지원을) 위에서 결정했다”라는 말을 통화 상으로 했다는 것을 내세웠다. 특히 ‘위’가 이재용 부회장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최 선수는 “그렇게 확신은 들지 않았고, 그 위가 누군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특검이 재차 “그 당시에는 그런 느낌이 들었나”라고 묻자 “그럴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시 특검은 “승마단 지원을 이건희 회장이 직접 했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묻자, 최 선수는 “(이건희 회장은) 선수로써 신경써주고 있구나 느꼈다. 하지만 세밀하게 (지원정책 등은)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지난 1월 17일 최 선수가 특검에 말한 진술조서를 토대로 하나씩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했다.

변호인단은 “증인의 생각이나 추측을 가지고 진술한 부분이 많다. 추측은 미묘하다. 어떠한 말을 들었을 때 그 당시인지 나중인지 생각하는 시점도 모호하다. 문제는 그 표현들이 증인이 직접 쓴 게 아니라 특검이 타이핑해서 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진술과 차이가 좀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변호인단은 해외전지훈련을 후원사가 지원하는게 이례적인지 물었다. 승마협회가 아닌 삼성이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것 또한 이례적인지, 전지훈련이 실제로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지도 포함시켰다. 최 선수는 이례적이지 않으며, 실제로 전지훈련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최 선수가 황 전 전무를 만났을 때 비공개로 해달라 요청한 것과 관련해,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전지훈련을 가기 전에 선발여부 보안을 지켜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당연한지에 대해 물었고, 최 선수는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특검이 제시한 황 전 전무와 박 전 전무의 “위로부터 결정”이라는 문자메시지에 대해서 최 선수는 “진술서에서 말한 부분은 개인적으로 그랬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라는 추측이다. 단언을 감안하고 얘기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그 당시에 이 부회장이 그럴 수도 있겠다 추측했는지, 아니면 특검 조사할 때 생각했는지에 대해 물었고 최 선수는 “물어봐서 생각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정유라 승마지원과 관련해 다른 선수를 선발하면 경쟁자를 키우는 꼴이 된다는 것과 예상과 달리 정유라 지원만으로 흐른 것 같다라는 진술이 있는데 이를 어떻게 연결지어야 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최 선수는 “삼성은 애초에 다른 선수들도 지원하려고 했는데, 최순실과 정유라 등이 원치 않아서 삼성 측에서는 계속 딜레이 되지 않았을 까 생각했다.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서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한편, 특검의 진술조사 과정도 도마에 올랐다. 발단은 특검이 2016년 10월께 황 전 전무가 해외전지훈련 선발 선수 여부를 비공개로 해달라 요청했다는 최 선수의 진술조서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불거졌다. 최 선수는 “그 당시에는 너무 오랫동안 조사를 받아서, 새벽까지 받아서…”라며, 황 전무가 비공개를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특검은 최 선수가 직접 서명과 날인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변호인단은 “진술서 작성과 관련해 기재될 내용과 기재되지 않을 내용, 구체적 문장, 구나 절 나누기 등을 증인에게 물어보고 했습니가”라고 최 선수에게 물었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변호인단은 “1월 17일 15시에서 22시50분까지 조사받았다고 나와 있는데 맞습니까”라고 질문했으며, 최 선수는 “아니다. 조금 더 있었다. 새벽까지 조사받았다. 한 3시쯤까지”라고 말했다.

특검은 즉각 반발했다. 특검은 22시 50분 이후부터는 진술서를 연람하고 확인하는 시간이었으며, 승마계와 관련해 정보확인 차원에서 최 선수가 얘기를 나눴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 선수는 “이거(진술조서)를 작성하고 얘기 많이 하고 그랬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오랜 시간 얘기했다”고 답했다. 특검은 다시 최 선수에게 조사시 압력이나 압박이 있었는가라고 물었고 이에 대해서는 “그런거는 없었으며, 너무 피곤했다”고 말했다.

특검은 “진술서와 관련해 자필이 있고, 타이핑도 있고 하다. 본인 얘기를 특검이 타이핑 해주기도 한다. 진술서 효력에는 차이가 없다. 다소 긴 시간동안 했지만 당시 승마지원관련해서 많은 증인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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