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남녀' PD, 인격 모독·고강도 노동에 자살" 파장
2017.04.18 오후 3:45
故 이한솔 PD 유족 "과도한 모욕에 인사 불이익까지" 주장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드라마 '혼술남녀' 종영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조연출의 죽음을 둘러싸고 파장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는 이한빛 PD의 사망 이유로 심각한 노동환경과 언어 폭력 등을 꼽으며 CJ E&M에 사과를 요구했다.

청년유니온 등 26개 시민단체(이한빛 PD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18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한빛 PD의 죽음은 신입사원에 대한 CJ E&M의 사회적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이 PD는 대학 졸업 후 CJ E&M PD로 입사, 지난해 4월부터 tvN '혼술남녀'의 조연출로 일했다. 의상, 소품, 식사 등 촬영준비, 데이터 딜리버리, 촬영장 정리, 정산, 편집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드라마 종영 후인 10월 26일 목숨을 끊었다.





유가족과 대책위는 이 PD의 죽음이 고강도 노동환경과 인격모욕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CJ E&M에 사과를 요구했다.

대책위는 "신입사원에 대한 CJ E&M의 사회적 살인"이라며 "시청률 경쟁에만 혈안이 돼 구성원을 도구화하는 드라마 제작환경과 군대식 조직문화에서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또 이 PD가 장시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부여 등 심각한 노동 강도에 시달렸다"고 강조했다.


유족과 대책위는 사망사건 조사과정에서 CJ E&M 측이 유가족 참여를 거부하고 근무 강도와 출퇴근 시간을 확인할 객관적 자료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선임 PD가 오히려 이 PD의 유족을 찾아 근무 태만을 지적하며 비난을 했다고도 알렸다. 대책위 측은 이 PD의 몇 차례 지각과 관련, "8월 27일부터 실종된 10월 20일까지 55일동안 그가 쉰 날은 단 2일뿐으로 추정된다"라며 "일을 그렇게 많이 했기 때문에 지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이씨는 생전 청년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또래를 위로해주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 CJ에 입사했다. '혼술남녀'가 그런 드라마인 줄 알았지만, 제작 환경은 권위적이고 폭력적이었다고 했다"고 지적하며 "고인이 고통스러운 현장을 견디기 어려워했는데도 회사는 고인의 죽음이 개인의 나약함 때문이라며 그의 명예까지 훼손했다"고 CJ E&M을 비판했다.

고인의 동생 이한솔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도 주목받고 있다.

이한솔 씨는 "(이한빛 PD가) 현장에서 과도한 모욕과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며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살고 싶었던 이한빛 피디는 드라마 현장이 본연의 목적처럼 사람에게 따뜻하길 바라며,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또 "형이 남긴 녹음파일, 카톡 대화 내용에는 수시로 가해지는 욕과 비난이 가득했다", "형의 생사가 확인되기 직전, 회사 선임은 부모님을 찾아와서, 이한빛 PD의 근무가 얼마나 불성실했는지를 무려 한 시간에 걸쳐 주장했다"라고 적어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 CJ E&M 측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