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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공판 "알고 지원했다 vs 몰라서 혼났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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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최순실 인지 시점에 대한 논쟁 지속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차 공판이 열렸다. 장충기 전 삼성전자 사장과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의 진술 조서를 중심으로 공방이 이어졌다. 핵심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를 어느 시점부터 알게 됐는지 여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는 13일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전 삼성전자 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전자 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의 2차 공판을 오전 10시부터 속개됐다.

특검과 변호인단이 주시하고 있는 핵심 사안은 이 부회장이 어느 시점부터 비선실세인 최 씨를 인지하고 있었는가다.

특검은 지난 2014년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이 발생했을 때부터 이 부회장이 최순실 씨와 그의 딸 정유라 씨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정유라 승마지원 등도 대가를 바란 조치라는 주장이다. 이 부회장 측은 이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

특검이 재판에서 공개한 장 전 사장의 진술에 따르면 "(2014년께) 대통령이 저희에게 승마협회를 인수하라는 말을 듣고서 정윤회의 딸이 승마선수니까 대통령께서 승마협회에 대해 관심을 가지시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이전에 승마협회 회장사도 해 본 경험이 있어 승마협회를 더 잘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그런가보다 했다. 정유라 때문에 저러시는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삼성이 승마협회를 인수받고 박상진 사장이 승마협회장으로 임명된 후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7월 25일 이 부회장과 독대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은 삼성이 제대로 승마협회를 지원하지 않는다며 이 부회장을 크게 질책했다고 알려졌다.

장 전 사장은 "저희 입장에서는 대통령이 크게 화를 내서 바짝 얼어 붙어 있었기 때문에 최순실이 해달라는대로 끌려 갈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 정유라 지원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억울함도 내비쳤다. 장 전 사장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유라를 지원할 게 아니었으면 삼성이 독일 훈련 프로그램을 시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최순실이 요구해서 했다. 최순실이 저희를 농락한 면도 있다. 더 많은 돈을 지원받기 위해 허위로 6명을 지원한다고 해 거액을 산정한 다음 용역 대금 등을 계약대로 받아간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박 전 대통령도 삼성에서 정유라 승마 훈련 지원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장 전 사장은 "정유라 승마 훈련을 지원한 후 이재용 부회장이 행사 때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전과 달리 대통령으로부터 ''고맙다'', ''감사하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정유라를 지원하게 된 후 대통령의 태도가 많이 바뀌셨기 때문에 순수한 의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과 황 사장, 독일에서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만나고 돌아온 박 사장은 지난 2015년 8월 4일 이 부회장과 대통령의 2차 독대 후 상황에 대해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를 통해 삼성은 최순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대통령에게 해코지를 당할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최 씨가 원하는대로 정유라를 지원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장 전 사장이 최씨와 정유라 씨를 과거부터 상당히 알고 있는 것처럼 얘기한 듯 한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당시 소위 문건 유출 사건 때문에 정윤회의 딸인 정유라에 대해서는 알고는 있었을 것이지만 (장 전 사장이) 설마 하고 그냥 넘어간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2차 독대 후에 대통령이 원하는 바를 즉각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던 점도 언급했다. 변호인단은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지도 어려워한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피고인들도 (정유라 승마지원을 해야 함을) 모르고 있었다"며, "박상진 사장은 독일에 가서야(박원오 전무를 만나고서야) 최 씨를 알게 됐다. 알고 독일로 간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의 감사 인사도 따져봐야 한다는 게 변호인단의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지난해 3월 18일 열린 창조경제 모임 등 이밖에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만날 수 있는) 여러 행사가 있었다"며, "감사 인사도 특정 지원이 아니라 포괄적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판에서는 정유라 승마지원 건뿐만 아니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건도 다뤄졌다.

특검 측은 장 전 사장의 진술을 기반으로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의 2차 독대 자리에서 서류 봉투를 받았고, 이를 이 부회장은 장 전 사장에게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장 전 사장은 이에 대해 "스카치 테이프였는지, 풀로 붙어 있었는지는 잘 기억은 안나는데, 여하튼 봉함이 돼 있었던 것을 풀었던 기억이 난다"라며, "이재용 부회장이 저한테 물어보거나 챙기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특검 측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건내받은 서류 봉투를 열어보지도 않고 대수롭게 여기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변호인단은 즉각 반박했다. 서류 봉투와 관련해 피고인들의 진술이 엇갈린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삼성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은 청와대에서 온 봉투 때문에 이뤄진 것은 맞다"며, "하지만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받은 기억이 안난다. 받지 않은 것 같다고 진술했으며, 최 부회장도 장 전 사장이 그렇게 기억한다면 그게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 기록을 검토한 결과 이 부회장이 독대 후 나온 시간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서류가 청와대로 전달된 시간이 물리적으로 맞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이 부회장이 서류 봉투를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받아 가져온 것은 분명히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편, 오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417호 법정에서 오전 10시 이 부회장 뇌물공여 3차 공판이 열린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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